교황, 성학대 인지 주장에 답변거부
대주교 “성학대 5년 전부터 알았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과거 한 추기경의 성학대 의혹을 알고도 은폐했다는 주장에 대한 사실 확인 거부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 dpa 통신 등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6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방문 후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전용기 안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성학대 은폐 주장에 대한 답변을 거부하며 언론의 신중한 판단을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한마디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기자들은 자신들의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는 가톨릭 보수 언론매체들에 공개한 서한에서 매캐릭 전 추기경이 사제와 미성년자 등을 성적으로 학대한 사실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3월 교황으로 선출됐으며, 비가노 대주교는 당시 주미 교황청 대사였다.
비가노 대주교는 서한에서 “교황은 최소 2013년 6월 23일부터 매캐릭이 연쇄 가해자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교황은 실수를 인정하고 무관용 원칙을 지키기 위해 매캐릭의 비행을 덮은 추기경과 주교들에게 첫 번째 모범을 보이기 위해 그들과 함께 물러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이틀간의 아일랜드 방문에서 가톨릭교회 내 성폭력을 방치하고 외면한 성직자 문제에 대한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방문 첫날인 25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더블린 교황청대사관에서 성직자들로부터 성 학대를 당한 피해자 8명을 만나 위로하고 기도를 올렸다.
다음날 열린 세계가정대회 미사에서는 “피해자들에게 교회가 구체적인 행동으로 공감과 정의, 진실을 보여주지 못한 시간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며 다시 한 번 사죄했다.
교황은 2013년 취임 후 “사제들의 성범죄는 끔찍한 신성 모독”이라고 비판하며 ‘성범죄 무관용 정책’을 펼쳐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