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법농단, 국가가 강제징용 피해자 두 번 죽인 꼴”
[인터뷰] “사법농단, 국가가 강제징용 피해자 두 번 죽인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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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손일용 위원장이 지난 24일 서울 동작구 일제강점기피해자전국유족연합회 사무실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연합회 활동 현황을 소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24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손일용 위원장이 지난 24일 서울 동작구 일제강점기피해자전국유족연합회 사무실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연합회 활동 현황을 소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24

“철저한 진상조사와 처벌”… 정부에 정확한 피해현황 조사 요구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과 관련한 사법농단은 역사에 대한 반역이자 매국행위입니다. 사법농단에 연루된 모든 사람은 사법처리를 해야 해요. 형법에 의해서 정확하게 처벌해야 합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거래’ 의혹을 받는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에 대해 손일용 일제강점기피해자전국유족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이렇게 주장했다. 그만큼 ‘사법농단’에 대한 울분이 크다는 걸 연합회 회원을 대신해 쏟아냈다.

연합회 회원들은 광복절인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 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철저한 진상조사와 처벌을 요구했다. 문재인 정부와 국회를 향해선 ▲일제강점기 피해자 사법거래·재판지연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일제강점기 피해국민 진상규명과 손해배상 특별법 제정 ▲한일 청구권 협정 자금 사용처 즉각 공개 등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연합회 회원들은 이날 청와대 앞까지 거리행진을 한 뒤 성명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손 위원장은 지난 24일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은 모두 고령이다. 이분들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문재인 대통령도 큰 벌을 받을 것”이라며 “우리네 응어리를 풀어주지 않는다면, 우리를 국민으로 보고 있는지 물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손 위원장은 사법농단에 대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맞닿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맺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언급했다. 이 협정에 대해선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라고 꼬집었다. 협정문 어디에도 청구권의 원인이 명기되지 않았고, 반성이나 사과란 말도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후 박근혜 정부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협상을 타결했다. 일본 정부로부터 10억엔을 지원받아 위안부 피해재단을 설립하는 대신 박정희 정부 시절 체결한 한일 청구권 협정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그런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에 정부 차원의 개입을 지시한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재판에 관여한 배경에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체결된 한일 청구권 협정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4일 검찰 조사에서 “박 전 대통령이 법원에 얘기해 일제 강제징용 재판을 해결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제73주년 광복절을 맞아 일제강점기피해자전국유족연합회 소속 피해자와 유족이 15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 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침략국 일본의 진솔한 사죄와 정당한 법적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15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제73주년 광복절을 맞아 일제강점기피해자전국유족연합회 소속 피해자와 유족이 15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 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침략국 일본의 진솔한 사죄와 정당한 법적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15

손 위원장은 “사법부는 정의의 마지막 보루다. 사법농단은 대한민국의 근간을 흔들었다”면서 “국가란 조직이 일제강점기 피해자이자 대한민국 국민인 우리를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두 번 죽인 꼴”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국가가 힘이 없어서 일본에게 모멸을 당했고 생명을 잃었고 폭탄받이가 됐고 위안부 성노예가 됐다”며 “피해자들은 그런 망가진 몸으로 사죄를 받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손 위원장은 우리 정부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정부가 피해자 현황을 정확하게 모르고 있다며, 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그런 차원에서 전수조사도 필요하면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우리 정부는 몇 명의 피해자가 있는지 알고 있습니까. 물어보면 두리뭉실하게 300만명 정도라고 해요. 오히려 가해자인 일본이 (피해자) 자료를 갖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특별법을 만들어서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위로를 한다고 하더라도 피해자 현황부터 알아야 합니다.”

현재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사건은 5년 만에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배당된 상태다. 손 위원장은 “5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전원합의체에 붙인 건 그야말로 꼼수”라며 “그럼에도 대법관 13명의 의사를 존중하고 싶다. 반드시 승소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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