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개최된 더불어민주당 제3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이해찬 후보가 여당 대표로 선출됐고, 김해영, 박주민, 설훈, 박광온, 남인순 의원 등 5명의 최고위원들이 지도부에 입성했다. 이해찬 대표는 앞으로 2년간 더불어민주당을 이끌면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 지원은 물론 2020년 총선까지 지도력을 발휘하게 됐다. 

이번 민주당 당대표 등 경선은 한달간 전국 주요도시를 돌면서 이뤄졌고, 세 명의 당대표 후보들은 자신의 강점과 핵심 전략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던 바, 막판에는 네거티브 전과 문심(文心) 경쟁으로 변질되기도 했으나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 송영길 후보는 ‘세대교체론’을, 김진표 후보는 ‘유능한 경제 당 대표’를 주장했지만 전국대의원대회 결과는 ‘총선 승리와 재집권’을 강조한 이해찬 후보를 선택했던 것이다. 당원들의 생각은 세대교체론과 경제 살리기도 물론 좋지만 정당의 기본 가치와 목적인 재집권과 총선 승리가 무엇보다 요긴했던 것이다.

평소 민주당 내에서 ‘친노·친문’의 정신적 지주로 지칭돼온 이 대표가 여당대표로 정치 전면에 등장한 것은 우리 정치에서 득이 될 수도, 실이 될 수도 있다. 그가 국무총리 경력 등 풍부하고 폭넓은 정치경험을 가졌긴 해도 강골 이미지와 소통 부족이라는 약점도 지니고 있다. 당 경선 과정에서 후보자 간, 지지층 간 나타난 갈등은 당내 결속과 단합으로 해결될 수 있지만 문제는 대야 관계다. 민주당이 1당이라고 하지만 여소야대의 상황에 놓여있는 만큼 이 대표의 리드로 야당과 얼마나 좋은 관계를 이루느냐에 따라 국운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해찬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일하는 민주당, 유능한 민주당, 강한 민주당으로 역사적 책임을 완수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당 대표로서 앞으로 2년간 성취해야 할 당 정체성과 자신의 각오가 모두 담겨져 있다. 민생경제 안정 집중과 긴밀한 당·정·청 협의 추진은 너무나 당연한데, 수락연설문에서 5당 대표회담 개최 제안은 특이하다.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진정한 야당과의 협치를 이루려면 회담 제안보다는 현재 야당이 제기하고 있는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를 막는 개헌, 선거제도 개혁 등에 관한 이 대표 자신의 명백한 입장이 나와야 할 것이다. 정치·관(官)계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오직 국민을 위한 정치력’에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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