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 날인 26일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 및 공동중식을 마치고 버스에 오른 북측 가족들이 남측 가족들과 헤어지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 날인 26일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 및 공동중식을 마치고 버스에 오른 북측 가족들이 남측 가족들과 헤어지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마지막 인사’에 통곡 … 떠난 버스 뒤로 큰절하기도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이산가족 2차 상봉행사의 2박 3일간의 일정을 마친 26일 남북 이산가족들은 짧은 만남을 끝으로 눈물의 이별을 했다.

북측 가족들은 이날 2박 3일의 일정의 마지막인 작별상봉과 공동점심을 오후 1시께 마치고 평양으로 가는 4대의 버스에 탑승했다.

탑승이 완료되고 남측 가족들은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를 가족들의 모습을 눈에 담기 위해 승강장으로 내려왔다.

북측 가족들도 배웅하는 남측 가족들의 마지막 모습을 놓칠세라 버스 창을 열어 손을 내밀어 남측 가족들의 손을 붙잡았다.

이번 2차 상봉행사에서 처음 만난 북측 조덕용(88)씨와 남측 아들 조정기(67)씨는 버스 창문을 열고 오열했다.

조정기씨가 아버지 손을 부여잡고 “오래 사셔야 돼. 그래야 한 번 더 만나지”라고 다독이자, 북측 동생 조학길(61)씨가 “내가 책임질게요. 내가 잘 모실게요. 건강하세요”라고 울면서 대답했다.

아버지를 향해 “건강하게 사셔서 다음에 또 뵐게요”라고 간절히 외치던 조정기씨는 버스가 출발한다는 지원 인력의 말에 언제 다시 잡을 수 있을지 모를 아버지의 손을 놓아야 했다.

조정기씨는 떠나는 버스를 계속 따라가며 아버지를 태운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를 마지막 건넸다.

취재진은 남측 이산가족 324명 중 가장 마지막까지 버스를 따라간 조정기씨에게 ‘잘 보내드렸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조씨는 “68년 만에 처음 보고 마지막이 됐어”라고 먼 산을 바라봤다.

현장은 눈물 바다였다. 이산가족의 눈물의 작별을 지켜보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 기자도 울음을 터트렸다.

남측 오빠 최시욱(84)씨는 버스 차창 밖으로 나온 북측 여동생 최시연(79)씨의 손을 꼭 잡으면서도 눈물을 흘리지 않더니 버스가 출발하자 뒤쫓아 가며 통곡했다.

북측 피순애(86)씨는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구급차를 타고 따로 출발했다. 남측 사촌여동생 피영애(81)씨는 구급차를 따라가며 “언니”라고 외치더니 피순애씨의 얼굴을 감싸 안고 다급히 입맞춤을 했다.

이후 남측 상봉단을 태운 버스는 오후 3시 25분께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한 뒤 3시 37분께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로 귀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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