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날인 26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 및 공동중식에서 남측 강두리(87)씨가 북측 언니 강호례(89)와 대화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8.08.26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날인 26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 및 공동중식에서 남측 강두리(87)씨가 북측 언니 강호례(89)와 대화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8.08.26

눈물로 인사하며 “오래 사세요” “빨리 통일 돼야지”

대면 못한 가족들에 손편지로 애틋한 마음 전해

한적 “연내 추가 상봉행사 합의… 10월말 기대”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눈물바다’라는 말이 딱 맞는 모습이다. 26일 오전 10시 금강산호텔에서 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상봉단의 작별상봉이 시작됐다.

남북의 가족들은 길게는 68년 넘는 세월 만나지 못했던 혈육들과 3일간의 짧은 만남을 가슴에 담은 채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다. 그저 “통일이 빨리 됐으면…”이라는 기약없는 말들만 오갔다.

상봉행사에 참여한 가족들 대부분 고령자여서 “오래 살아야 한다”는 안부가 무겁게 들리는 현장이다.

이번 상봉에 유일한 직계상봉자인 조정기(67, 남)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얼굴 보니 좋다”며 “어머니 대신 한풀이 했으니 이제 그냥 좋다”라며 감정을 추스렸다. 조씨의 작은아버지 상용(80)씨는 “내 나이가 80이 넘고 형 나이도 이제 거의 90인데 이제 우리는 살만큼 살았어. 마지막으로 만난 거지. 통일이 어서 됐으면 좋겠는데”라며 씁쓸해했다.

북측 여동생 강정화(85) 할머니는 “(언니가)사망했다 생각했는데… 너무 좋다”며 울먹였고 남측 최고령자 강정옥(100) 할머니는 “아이고 감사합니다. 같이 삽시다”라고 말했다. 정화 할머니는 그러고 싶어도 함께 살 수 없는 현실을 짚으며 “마음은 그러나 할 수 없지 작별해야 돼”라고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둘째날인 25일 오후 북한 금강산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북측 리숙희(90) 할머니가 남측 언니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8.08.26
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둘째날인 25일 오후 북한 금강산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북측 리숙희(90) 할머니가 남측 언니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8.08.26

남북 이산가족은 손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25일 오후 북한 금강산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북측의 리숙희(90) 할머니는 몸이 불편해 오지 못한 남측의 사촌언니 이옥희(94) 할머니에게 쓴 편지를 전달했다. 숙희 할머니는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하면서 ‘옥희 언니’를 가장 보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숙희 할머니의 남측 여동생 후남(81) 할머니도 북측 질부에게 즉석에서 편지를 썼다. 그는 “우리 큰 언니(숙희) 평생동안 잘 모셔서 정말 고맙네, 막내 이모 후남일세”라며 “큰 언니 모습을 뵈니 너무 좋아 보여서 정말 잘 모셨구나 싶어 많이 기쁘다”고 적었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지난 24일부터 이날 작별상봉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12시간 동안 만남을 가졌다. 이들은 마지막 일정인 작별상봉 겸 공동오찬을 마친 후 버스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고 오후 1시 20분께 헤어졌다.

남북은 지난 20일부터 이날까지 2회차에 걸쳐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진행했다. 1회차 때는 남측에서 89가족 197명이, 2회차 때는 81가족 326명이 금강산으로 가 북측 가족을 만났다.

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북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우리측 주최 환영만찬에서 남측 대한적십자사 박경서 회장과 북측 이산가족상봉 박용일 단장이 건배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8.08.26
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북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우리측 주최 환영만찬에서 남측 대한적십자사 박경서 회장과 북측 이산가족상봉 박용일 단장이 건배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8.08.26

한편,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북측과 연내 추가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개최하는 방안을 협의했으며 이르면 10월 말께 추가 상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혀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잦아지고 다양한 형태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 회장은 지난 25일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단체상봉이 끝난 뒤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용일 북측 단장과 21차 행사와 같은 방식의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올해 안에 한 번 더 하기로 협의했다”며 “구체적인 날짜 등은 국장급 실무회담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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