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 딜라이브 인수 시 유료방송시장 변화. (자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17년 하반기 가입자 평균 기준) ⓒ천지일보 2018.8.26
CJ헬로, 딜라이브 인수 시 유료방송시장 변화. (자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17년 하반기 가입자 평균 기준) ⓒ천지일보 2018.8.26

딜라이브 인수로 ‘몸값↑’

M&A 관건은 매물 가격

SKB도 딜라이브 ‘주목’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가 동종 업계 3위인 딜라이브 인수를 위한 실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유료방송시장의 변화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CJ헬로는 지난 2016년 SK텔레콤과 인수·합병(M&A)이 무산된 후 올해 초부터 LG유플러스 매각설에 휩싸였다. 이번 딜라이브의 실사로 CJ헬로는 매각의 대상에서 매각의 주체로 나섰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13.1%로 3위를 차지했던 CJ헬로가 딜라이브(6.54%)를 인수하면 점유율 19.64%로 껑충 뛰어오른다. 13.65%로 2위를 기록하고 있는 SK브로드밴드를 제치는 것은 물론 1위 KT(20.21%)의 턱밑까지 바짝 추격하게 된다.

CJ헬로는 한달 동안 딜라이브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 뒤 인수 여부를 본격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CJ헬로는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MSO)과 관련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딜라이브와의 실사도 이러한 방향에서 진행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CJ헬로가 딜라이브의 인수로 ‘몸값’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딜라이브 인수로 시장 점유율을 높인 뒤 SK브로드밴드나 LG유플러스 등 인터넷(IP)TV 업체에 매각을 추진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관측이다.

미디어 업계 한 관계자는 “합산규제 일몰과 케이블TV에 대한 가치가 떨어진 상황에서 CJ헬로가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기업 가치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보인다”며 “이후 다른 통신 업체들과의 M&A를 준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M&A의 관건은 가격이다. 지난 3월 딜라이브가 현대HCN에 서초디지털OTT방송을 매각할 때 금액은 335억원이었다. 이 지역 딜라이브의 가입자는 5만 1000명 수준으로 가입자당 평균 65만원에 매각한 셈이다. 같은 기준을 딜라이브 가입자 약 200만명에 적용하면 약 1조 3000억원이 나온다.

딜라이브는 이 정도의 금액을 고려하고 있지만 CJ헬로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2016년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를 추진할 당시 매각 가격은 약 1조원이었기 때문이다.

딜라이브의 최대주주인 채권단은 2016년 이후 수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약 2조원으로 책정된 높은 가격 때문에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내년 7월 인수금융 대출 만기를 앞두고 연내 매각을 성사시키려는 의지가 강해 가격을 낮출 가능성도 있다.

유료방송시장 2위 SK브로드밴드는 최근 딜라이브 실사 중이라는 보도를 부인했지만 M&A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에 성공하면 SK브로드밴드는 시장에서 3위로 밀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때문에 SK브로드밴드도 케이블 사업자와 M&A를 통해 유료방송시장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M&A를 고려할 것이라는 관측이라는 것.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미국 유료방송 업계의 경우 시장 재편 과정에서 점유율이 낮은 기업이 자연스럽게 도태된 바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일 합산규제가 일몰되면서 KT도 M&A가 가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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