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우란분절(백중 伯仲) 5재가 열린 가운데 신도들이 부처님 말씀을 담은 인경(부모은중경)을 머리에 얹고 행렬을 따라 경내를 돌고 있다. (출처: 뉴시스)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우란분절(백중 伯仲) 5재가 열린 가운데 신도들이 부처님 말씀을 담은 인경(부모은중경)을 머리에 얹고 행렬을 따라 경내를 돌고 있다. (출처: 뉴시스)

전국 사찰서 일제 백중기도 봉행
부처 제자 목련존자 효심서 유래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오늘(음력 7월 15일)은 불교 5대 명절 중 하나인 우란분절(盂蘭盆節)이다. 불교에서의 4대 명절은 석가탄신일(음력 4월 8일)과 출가재일(음력 2월 8일), 성도재일(음력 12월 8일), 열반재일(음력 2월 15일) 등이다. 여기에 우란분절을 포함해 5대 명절로 일컫기도 한다.

불교계에서 우란분절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뭘까. 이는 산 사람뿐만 아니라 죽은 사람의 영혼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불교적 가치관에서 비롯된다. 불교에서는 죽음이 ‘끝’이 아니다.

‘우란분’은 산스크리트어 ‘울람바나(ullambana)’에서 유래된 말로, ‘우란’은 거꾸로 매달림을 구제한다는 뜻이고 ‘분’은 음식을 죽은 이의 영혼에 바친다는 의미다.

우란분절은 음력 7월 15일인데, 이날 백중(百中)일에 불자들은 지옥에서 거꾸로 매달려 고통받는 조상들의 천도를 위해서 재공양(齋供養)을 올린다. 갖가지 음식을 마련해 일체중생의 극락왕생과 중생구제를 염원하며 스님에게 공양을 드린다.

백중일은 스님들의 여름 수행 기간인 하안거 석 달 중 마지막 날로서 승려들에게 공덕을 올리기 좋은 날로 알려져 있다.

우란분재는 부처의 10대 제자 가운데 2번째 목련존자의 효심에서 시작됐다. 목련존자의 효심은 불교적 효도를 강조한 불교 경전인 ‘불설우란분경’에 잘 나타나 있다.

불설우란분경에 따르면 목련존자는 자신의 어머니를 아귀(사천왕에 딸린 여덟 귀신 중 하나) 지옥에서 구하기 위해 부처의 가르침을 받아 음력 7월 15일 하안거를 마치는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리고 그 공덕으로 어머니가 지옥의 괴로움을 면하게 됐다. 불교에서는 이를 우란분절의 유래로 보고 있다.

우란분절을 앞두고 전국 사찰에서는 일제히 백중 기도를 진행했다. 각 사찰에서는 선지식을 초청해 법문은 듣는 야단법석을 가졌다. 또한 스님들을 위해 가사나 공양물을 올리는 승보공양 법회를 봉행했다. 지역 축제로서 다양한 백중 행사들도 펼쳐졌다. 백중 회향에 맞춰 많은 사찰이 지역 노인들을 초청해 경로잔치를 열거나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 행사, 생명존중을 실천하기 위한 방생법회, 지역 축제 등도 개최됐다.

◆죽은 이를 위한 타 종교의 의례는?

현재 중국의 우란분절은 도교 행사와 습합(習合)된 것으로 보고 있다.
도교에서는 1년을 상원(上元), 중원(中元), 하원(下元)으로 삼분해 천제가 인간의 선악을 살핀다고 믿는다. 7월 15일은 바로 도교에서 중원이라고 부르는 날로 초제(醮祭)를 지내는데 이것이 중원보도(中元普度)다. 우란분절은 우란분재와 이 중원보도가 습합된 종교적 명절로 여겨진다. 이와 관련 중국 사람들은 7월을 귀신의 달이라며 모든 의례와 이동을 금기시하고 있다.

기독교에서도 죽은 이의 그 영혼이 천국에 갈 수 있도록 기도하는 ‘추도예배’가 있다.
이는 성경에 근거를 두고 있다. 베드로전서 3장 18~19절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육체로는 죽임을 당하고 영으로 살림을 받아 영으로 옥에 있는 영들에게 전파한다고 기록돼 있다. 또 다음 장인 4장 6절에도 죽은 자들에게도 복음이 전파되고 있으며 그 이유가 육체로는 사람처럼 심판을 받으나 영으로는 하나님처럼 살게 하려 함이라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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