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작년보다 9.7% 하락
국제유가 1년 만에 58.4% ‘껑충’
수출물량 10개월만에 최고치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수출 호조에도 국제유가 상승세로 인해 한국의 교역조건이 갈수록 악화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18년 7월중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92.94로 작년 동월 대비 9.7%나 떨어졌다. 이는 지난달 수출 1단위 금액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 양이 3년 8개월만에 가장 적어졌다는 얘기다.

7월 기준으로는 2014년 11월(92.40) 이후 최저치다. 전년동기 대비 하락폭도 2011년 12월(-9.9%) 이후 6년 7개월만에 가장 컸다. 이유는 수출호조에도 불구하고 수입 단가가 계속 올라서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뜻한다. 수출 단가가 떨어지거나 수입 단가가 오르면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하락한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지난해 12월부터 8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기대비 하락세를 이어왔다. 계속되는 유가 상승이 우리나라의 교역조건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달 지수의 기준이 되는 6월 국제유가는 1년 전보다 무려 58.4%나 뛰었다. 석유는 수입 후 반입하는 데 한 달 가량 걸리기 때문에 이달 수입한 것은 다음 달에 사용하게 된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보여주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45.79로 지난해 7월보다 1.6% 올랐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6월 상승 폭이 0.2%에 불과해 7월에는 마이너스로 전환할 우려가 있었으나 간신히 이것만은 모면했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부분 업종이 비교적 호조를 보였다. 수출물량지수는 156.86으로 1년 전보다 12.5% 상승했다. 사상최대를 기록한 지난해 9월(162.39)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를 포함한 일반기계가 24.9% 증가했고 집적회로 수출 호조에 힘입어 전기 및 전자기기도 24.2% 늘었다. 수송장비(-6.8%)는 북미 완성차 수출 고전으로 두달째 마이너스였다. 수출금액지수는 141.68로 전년 동기보다 17.2% 올랐다. 석탄 및 석유제품(44.9%), 일반기계(26.8%), 화학제품(23.1%)이 지수 상승을 맨 앞에서 이끌었다.

이같이 수출 호조에도 교역조건지수가 하락폭이 된 것은 그만큼 국제유가 상승이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실제 수입금액지수는 127.10으로 작년 동기 대비 16.1% 상승했으며, 유가 상승 탓에 석탄 및 석유제품이 77.0%나 뛰었다. 수입물량지수는 130.79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6% 올랐다. 일반기계 수입물량은 작년 7월보다 23.4% 줄었다. 중국 환경규제로 중국산 철강 수입이 감소한 영향으로 제1차금속제품 수입물량도 18.0%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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