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노동당 개편 놓고 고심 중일 것”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북한이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가 연기된 이유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어 연기된 배경을 놓고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북한이 올해 9월 상순에 열겠다고 밝힌 당대표자회는 1966년 이후 44년 만에 열리는 것이다. 특히 이번 당대표자회에는 김일성의 후계자로 지목된 김정은이 공식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 15일이 지나도 북한은 회의 일정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6일 이번 당대표자회가 연기된 배경과 관련, 후계자 김정은의 공개 여부를 놓고 당내에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방송은 ‘북한 고위층과 연계가 가능한 중국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 “9월 초 평양에서 당대표자회 개막과 관련한 예비회의가 열려 김정은 공개 여부를 놓고 논의가 있었다”며 “이와 관련해 당 지도기관을 새로 편성하는 데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또한 김정은이 아직 20대의 젊은 나이인 데다 그의 주도로 단행된 화폐개혁이 실패로 끝났고, 지난 7월부터 수해와 태풍 피해로 주민들의 생활고가 극심한 상황이라는 점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연기의) 가장 큰 이유는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당대표자회는 지난 6월 23일 노동당 정치국의 이름으로 공표를 한 것”이라며 “수해 때문에 당 대표들이 모이지 못했다는 것이나 간첩을 잡기 위해 미뤄졌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 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이번 회의를 소집하는 목표가 노동당 간부 개편을 위한 것이라고 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김정일 위원장의 결심이 서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김정은을 어느 구도까지 올릴지, 그리고 간부를 어떻게 개편할지 확실한 결심이 서지 않았거나 결심을 했다가 바뀐 것 같다”며 “이는 김 위원장의 결심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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