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함께2’ 김명곤부터 ‘너의 결혼식’ 강기영까지
특유의 개성과 탄탄한 연기력으로 작품 완성해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올 여름 극장가에도 많은 대작 영화들이 탄생했다. 이 영화들에는 믿고 보는 대한민국 대표 명품 조연 배우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탄탄한 연기력과 넘치는 매력으로 주연 배우보다 더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기도 한다. 현재 상영하고 있는 영화 중 톱스타 이상의 역할을 해내며 영화를 빛나게 만드는 명품 조연 배우를 찾아봤다.
◆‘신과함께2’ 신스틸러들, ‘쌍천만’ 이끌어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 신과함께1)’에 이어 ‘신과함께-인과 연(신과함께2)’까지 누적 관객수 천만을 돌파해 한국 시리즈 영화 최초로 ‘쌍천만 영화’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 ‘신과함께’ .
‘신과함께2’에는 하정우와 주지훈, 김향기, 마동석만 있는 게 아니다. 2편에 출연하는 배우 김명곤과 남일우, 아역배우 정지훈은 섬세한 연기로 극을 완성한다. 김명곤은 ‘강림(하정우 분)’의 아버지 역을 맡아 남다른 부성애를 선보인다. 해당 역은 사실 배우 최일화가 맡아 촬영까지 마쳤으나 성추문 논란으로 하차하게 됐다. 베테랑 배우 김명곤은 독보적인 카리스마와 깊은 감정 연기로 갑자기 맡게 된 역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남일우는 저승 삼차사가 데려와야 하는, ‘허현동(정지훈 분)’의 할아버지 ‘허춘삼’ 역을 맡았다. 시리즈 영화답게 1편에서도 등장했던 남일우는 어린 손자와 힘겹게 사는 모습으로 관객을 울리고 웃긴다. 정지훈은 이승으로 내려온 ‘해원맥(주지훈 분)’과 ‘덕춘(김향기 분)’을 만나 똑부러지는 연기로 영화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특히 저승 삼차사 전생의 열쇠를 가진 인물로 활약한다.
◆故 김정일 그대로 표현한 기주봉
한국형 첩보영화의 탄생을 알린 ‘공작(각본·감독 윤종빈)’은 배우 기주봉과 신예 정소리가 합류해 작품을 완성도를 높였다. 기주봉은 압도적인 권위와 카리스마를 자랑하던 북한의 최고 지도자였던 고(故) 김정일의 전성기 시절을 연기해 호평을 받고 있다.
기주봉은 호탕한 성격과 말투 등은 물론 외형까지 생전의 김정일을 그대로 표현했다. 미국 특수분장팀에게 김정일 분장을 받은 기주봉은 현장에서 ‘진짜 김정일 같다’며 스태프들의 박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함께 출연한 주연배우 황정민은 “기주봉 선배님을 만나는 장면에서 진짜 김정일을 만나는 듯 느낌이어서 쉬는 시간에도 말을 못 걸었다”고 말한 바 있다.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요원 ‘홍설’ 역을 맡은 정소리는 ‘공작’이 첫 스크린 데뷔작이다. 윤종빈 감독은 영화의 제작 단계에서 ‘홍설’ 역할은 신인 배우로 캐스팅하길 바랐고, 예능프로그램 ‘너의 목소리가 보여3’을 통해 국악소녀로 얼굴을 알렸던 정소리의 영상을 보고 오디션 기회를 줬다. 이후 정소리는 몇 번의 오디션을 거쳐 영화에 합류하게 됐다. 그는 북한의 안보를 책임지는 국가안전보위부의 요원으로, 북의 고위층으로 접근하는 ‘흑금성’을 경계하고 감시하며 조용하지만 강한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진경, 압도적 몰입감·긴장감 선사해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배우 진경은 충격적인 설정과 예측불허로 전개되는 추격 스릴러 ‘목격자(감독 조규장)’를 통해 또 한 번의 연기 변신을 보여준다.
진경은 영화와 드라마, 장르에 상관없이 맡은 역할마다 독보적인 캐릭터 소화력을 선보이며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바 있다. ‘목격자’에서 살인자와 눈을 마주쳐 위험에 빠진 목격자 ‘상훈(이성민 분)’의 아내 ‘수진’ 역을 맡은 진경은 살인자 ‘태호(곽시양 분)’를 피해 달아나는 일촉즉발의 장면을 연기한다. 진경은 기존의 공포·스릴러 영화에 등장하는 수동적인 여성이 아닌 긴박한 상황 속에서 침착함을 잃지 않고 딸을 지키는 현실적인 아내이자 엄마로 분해 신스틸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아울러 ‘이웃사람’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에 출연하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김성균은 ‘목격자’에서 실종된 아내를 애타게 찾는 남편 ‘형균’ 역으로 관객들의 뇌리에 남았다. 그는 이기주의로 물든 아파트 단지 내에서 홀로 아내를 찾아 나서는 애절한 모습부터 복수심에 불타올라 범인을 쫓는 강렬한 추격 신까지 완벽하게 소화한다.
◆빵빵 터지는 웃음 전하는 절친 3인방
올여름 극장가 유일한 로맨스 ‘너의 결혼식’에는 ‘우연(김영광 분)’의 절친 3인방 강기영, 장성범, 고규필이 빵빵 터지는 웃음으로 재미를 전한다.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박유식’ 캐릭터로 전문가다운 사장의 모습부터 능글맞은 연애 코치의 모습까지 다채로운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강기영은 ‘옥근남’ 역을 맡아 조언마다 엉뚱함으로 박장대소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폭풍 드립으로 특별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영화 ‘군함도’, 드라마 ‘힐러’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인 장성범은 취업도, 군대도, 결혼도 계획대로 성공하는 우연의 대학 동기 ‘최수표’ 역을 맡았다. FM 스타일로 인생을 살지만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철없음을 자랑하는 최수표 캐릭터를 개성 강한 연기로 소화한 장성범은 웃음 중심축 역할을 해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드라마 ‘검법남녀’에서 따뜻하고 성실한 법의조사관 ‘장성주’ 역과 ‘라이프 온 마스’에서 주인공 ‘한태주’에게 의미심장한 조언을 던지는 미스터리한 인성상회 ‘양씨’ 캐릭터로 활약한 고규필이 영화에서 ‘구공자’로 분했다. 푸근한 외모와 달리 섬세한 성격의 의상학도 공자 캐릭터를 정감 넘치고 코믹한 연기로 극을 풍성하게 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