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대표회장 당선인 탄핵설이 돌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이어 대표 개신교 교회연합기구 한기총의 대표회장 엄기호 당선인 탄핵은 한국 종교계의 현실을 대변한다. 이번 엄 당선인의 탄핵설 발단은 ‘한기총 정관 무시 발언’이다. 

논란은 지난 9일 발생했다. 당시 한기총은 제29-4차 임원회의를 진행하던 중이었고, 임원들과 엄 목사 간 의견 마찰이 생겼다. 이에 한 임원이 엄 목사에게 정관대로 하자고 발언하자 “정관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 한기총이 언제 정관대로 운영했느냐”고 말해 파장이 일었다. 교단장들은 엄 목사의 발언에 대해 “한기총의 정통성을 부정한 것으로서 한기총을 지키기 위해서는 대표회장 당선인은 탄핵돼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현재 내부에서는 직전 한기총 대표회장인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에 대한 제명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유인즉 이 목사가 한기총의 정통성과 위상을 추락시키고 여러 차례 탈퇴선언을 하면서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것이다. 

논란이 된 엄 당선인의 말을 뜯어보면 그간 ‘한기총이 무법지대였다’는 걸 자인하고 있다. ‘정관 무시 망언’을 이유로 탄핵을 추진하는 한기총의 모습은 ‘정의감’이 불타는 듯하지만 실상은 부패할 대로 부패한 한기총의 단면인 셈이다. 

한국교회 최고 지도부라는 한기총 목회자들의 모습에서 교인들에 대한 걱정이나 한국교회의 미래에 대한 걱정은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든 권력의 맨 꼭대기에 올라 위세를 부려 볼까 하는 생각밖에 없어 보인다. 정통(正統) 운운하며 성경과는 늘 딴 행보를 걷는 한기총. 상석에 앉지 말라는 성구는 무시하고 최고의 자리에 앉으려 서로를 물고 뜯고 끌어내리기 바쁜 한기총. 자신들이 섬기는 하나님을 욕보이는 목회자들의 자중지란(自中之亂)은 참으로 볼썽사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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