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 거짓평화가 경제일 수 없다
[통일칼럼] 거짓평화가 경제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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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 

 

건국 70주년과 광복 73주년을 맞은 대한민국은 여전히 거짓평화의 환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산가족상봉에 이어 난데없이 북한 명절인 9.9절과 아시안게임, 3차 남북정상회담 등으로 릴레이식 바턴터치에 정신이 빠져있으니 말이다.

남북 노동자 축구대회랍시고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 판을 깔고 북한 노동간부들을 위해 특급 호텔까지 아낌없이 내준 것에 대하여, 자영업자들의 곡소리와 함께 실업대란의 혹독한 불경기에 그 어마어마한 돈들이 어디서 나왔고, 어떻게, 왜 쓰여졌는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대단한 국회를 둔 대한민국에서 나오는 게 한숨뿐이지만, 8.15 경축사로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가 경제다’라고 아무런 거리낌 없이 발표하는 것을 보노라면, 당장이라도 이 나라를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턱밑까지 올라오고, 솟구치는 혈압으로 뒷머리를 쥐었을 국민들은 그나마 남아있는 약간의 애국심으로 버텼을 것이라 생각된다.

평화가 경제라고 주장하는 세력들과 거기에 현혹되는 사고의 출발점은 무엇일까.

그들이 말하는 평화란 과연 무엇이며, 평화가 경제일거라 실제 그렇게 믿는 걸까.

대충 짐작은 간다. 요지는 이럴 것이다. 경제라는 것이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인식을 주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한반도가 전쟁의 위험 없이 평화로운 모습으로 투자자들에게 보이는 것이 필요할 터이니, 그러려면 지금처럼 북한을 얼리고 아부를 떨어서라도 이대로 평화롭게(?) 있어주기만 한다면 평화는 보장되는 것이라고, 그래서 경제는 안정적으로 발전해 갈 것이라는 전제에서 시작된 사고이리라. 

이 같은 순진한 생각은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그제야 자주독립국가의 첫발을 뗐다고 열광할 테고, 국가보안법의 철폐로 간첩이 살기 좋은 나라가 돼서야 참 민주주의의 첫 단추가 끼워진 것이며, 국정원, 기무사 등 파쇼공안기구의 해체로 말미암아 민족대단결의 장엄한 발걸음이 시작되리라고 하는 북한식 사고와 무엇이 다를까.

주한미군의 철수로 찾아올 평화는, 기적의 대한민국을 이룬 안전보장이라는 균형추의 상실로 이는 국제신용도의 하락과 함께 외국자본은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이고, 인민민주주의로 대체될 평화는, 개인의 신성한 자유를 무참히 짓밟는 공산전체주의 세력에 의해 무참히 도륙되어, 5천만 국민 대다수가 정치범수용소에 감금되거나 사라질 것이며, 파쇼공안기구가 없어질 평화는, 지구상에 유일무이한 세습독재체제의 노예로 전락하게 될 것이며, 이는 대한민국 전체의 총체적 종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상황이 이러할진대, 북한이 통일전선전술 차원에서 잠시 보여주는 거짓평화가 진정 경제일 것이라 어찌 믿을 수 있겠는가.  

무엇을 믿든 간에 그야 개인의 자유이겠지만, 대한민국 운명의 키를 쥐고 있는 정부가 이런 허망한 것을 신봉하고 매달린다면 상황은 참으로 심각해진다. 

살육을 금지하는 불교의 달라이라마에게 “지금 이 배를 파괴해 탑승한 무고한 백성들을 죽이고자 하는 무리가 있습니다. 이들을 어떻게 처리할까요”라고 물었을 때, 달라이라마는 “그 무리가 더 이상의 악행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제거하는 것이 오히려 그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이라고 하신 말씀이 떠오르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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