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 태풍 루사 매몰지 인근 벌채 허가 ‘논란’… “태풍 솔릭에 잠 설치는데”
남원시, 태풍 루사 매몰지 인근 벌채 허가 ‘논란’… “태풍 솔릭에 잠 설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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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남원=김도은 기자] 남원시가 국보10호인 실상사 백장암 삼층석탑 인근 벌채하는 과정에서 훼손된 ‘고분’ ⓒ천지일보 2018.8.23
[천지일보 남원=김도은 기자] 남원시가 국보10호인 실상사 백장암 삼층석탑 인근 벌채하는 과정에서 훼손된 ‘고분’ ⓒ천지일보 2018.8.23

태풍 ‘루사’에 가옥 4채 매몰, 1명 사망地
시, 주택서 수직 10미터 거리 벌채 허가
주민 “태풍 대책 안 보이고 벌채 주인만”
국보 백장암 삼층석탑 인근 ‘고분’도 훼손
남원시 “급경사서 벌채, 고분 있는지 몰라”

[천지일보 남원=김도은 기자] 역대급 태풍 솔릭이 내륙에 상륙한 가운데 남원시가 태풍 루사 매몰지역 인근에 벌채를 허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또 벌채 허가지에서 발견된 고분이 문화재 보존 가치가 있다는 전문가의 주장이 제기되면서 부실행정 비난도 커지고 있다.

23일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 대정리 산 19-1번지 주민 10여명은 취재진을 발견하자 “태풍 ‘솔릭’이 상륙한다는데 벌채로 인해 흙들이 다 쓸려 내려올까 싶어 잠도 설친다”며 불안감을 쏟아냈다. 이곳은 지난 2002년 태풍 루사(RUSA) 때 가옥 4채가 매몰되고 한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곳이다.

남원시가 벌채를 허가한 곳은 10m 높이의 수직경사지로 바로 아래쪽에 주택들이 있다. 나무를 운반할 때 길로 사용하는 임도 역시 수직경사지로 4m 이상의 흙을 수직으로 파헤쳐 비라도 내린다면 대형재난과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뿐 아니라 벌채 허가지에서 문화재급 가치가 있는 고분이 발견되면서 주민들의 반발은 더 커지고 있다. 발견된 고분은 국보10호인 실상사 백장암 삼층석탑에서 불과 500m에 위치했다.

주민 A씨는 “윤상원 전북대 사학과 교수가 고분을 조사하면서 문화재 보존 가치 있으니 문화재청의 심사에 상정해 조사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전했다.

남원시 산림과 관계자는 “허가 과정에서 현장에 가서 보기는 했으나 고분이 있는 줄은 몰랐고 벌채 과정에서 이렇게 심하게 급경사에 공사할 줄 몰랐다”며 “일단 비닐이라도 씌워 많은 비가 내릴 경우 토사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남원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산림과에서 검토의뢰가 있었다면 현지 확인 후 검토를 해볼 수 있었지만 주무부서에서 검토의뢰 자체가 없다”고 전했다.

한편 주민들은 “전국에서 태풍 솔릭에 대비해 피해 최소화를 위한 행정력을 집중하라고 난리인데 이곳은 벌채 주인만 오가며 나무를 옮기고만 있다”며 “재난에 어떤 대책도 세우지 않고 씌운다는 비닐 한조각도 볼 수 없다”고 토로했다.

[천지일보 남원=김도은 기자] 수직 경사지로 4m 이상 깎아 설치한 임도. ⓒ천지일보 2018.8.23
[천지일보 남원=김도은 기자] 수직 경사지로 4m 이상 깎아 설치한 임도. ⓒ천지일보 2018.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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