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아일랜드 방문 메시지. (출처: 교황청 영상 캡처)
교황 아일랜드 방문 메시지. (출처: 교황청 영상 캡처)

세계가정대회 참석차 25~26일 아일랜드 순방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일랜드 방문시 성직자의 아동성학대 피해자들을 만날 계획이다.

21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교황청 등에 따르면 그렉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교황이 오는 25~26일 아일랜드 일정 중 성학대 피해자들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대면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면담 내용이 외부에 공개될지 여부는 피해자 의사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버크 대변인은 “교황이 가톨릭 세계가정대회(WMOF 2018) 참석차 아일랜드에 방문한다”며 “그러나 성학대 피해자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 역시 많이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이 아일랜드를 찾는 것은 1979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약 40년만이다.

교황은 전 세계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성직자의 성학대 논란으로 난처한 입장에 놓였다. 미국, 독일, 프랑스, 칠레, 호주 등지에서 수십 년간 고위인사에 의해 조직적으로 은폐된 아동성추문이 사실로 드러나며 수차례 사과를 했다. 한 교황청 관계자는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등 가톨릭교회의 신뢰도가 크게 추락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미국 워싱턴 대주교를 지낸 시어도어 매캐릭 추기경이 미성년자 성적 학대 의혹이 불거져 사임했다. 교황청 서열 3위인 조지 펠 교황청 국무원장(추기경)도 현재 호주에서 과거 아동 성학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20일 교황은 미국 사제들의 아동성학대 추문과 관련해 용서를 구했다. 교황은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사제들에게 어린 시절 성적으로 학대를 당한 피해자들의 고통이 오랫동안 방치되고, 은폐됐다”며 “이런 일의 재발과 은폐를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은 “가장 약한 이들을 보호하고 감독해야 할 책무를 지닌 성직자와 사제에 의해 저질러진 잔학한 행위를 교회가 슬픔과 부끄러움을 갖고 인정하고, 비판하는 게 극히 중요하다”며 “우리 자신의 죄악과 타인의 죄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2013년 취임 후 “사제들의 성범죄는 끔찍한 신성 모독”이라고 비판하며 ‘성범죄 무관용 정책’을 펼쳐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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