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부는 지난 21일 오후 담양군 담양읍 학동리에 위치한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찾은 관광객이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21
[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부는 지난 21일 오후 담양군 담양읍 학동리에 위치한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찾은 관광객이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21

연인․가족단위 관광객 북적
삼림욕 효과 소나무의 10배

[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폭염도 지나가고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부는 주말, 복잡한 일상을 벗어나 자연을 벗 삼아 느린 걸음으로 걸어보는 건 어떨까.

더위가 조금은 수그러진 지난 21일 오후 본지 기자가 담양군 담양읍 학동리에 위치한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찾아갔다.

입구에서부터 사진 촬영을 하는 가족단위 관광객을 비롯한 청춘 커플 행렬이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가득 채웠다.

이들은 메타세쿼이아 숲 터널에서 셀카를 찍으며 추억 쌓기에 여념이 없었다. 두 손을 꼭 잡고 대화를 나누며 작은 보폭으로 걷는 연인들의 모습도 보였다.

여수에서 여자 친구와 여행을 왔다는 김석현(가명, 27, 남 여수 여서동)씨는 “공기 자체가 다른 것 같다”면서 “역시 걷는 게 신체에 무리도 없고 건강에 좋은 것 같다. 이제 가을이 오고 있으니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에 자주 오고 싶다”고 했다.

또 다른 관광객은 “가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걷다보면 아는 친구들을 만나는 날도 있어 뜻밖의 상봉에 즐겁게 보낸 적도 있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늦은 여름휴가를 즐기기 위해 청주에서 온 박성연(29)씨는 “정말 아날로그적인 환경에서 쉬고 싶었는데, 만족스러운 여행을 즐기고 있다”면서 “다음엔 회사 동료들과 함께 오고 싶다”고 했다.

이날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지역민보다는 서울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 많은 관광객이 몰렸다. 매표소 관계자는 “오늘은 다른 날 보다 많이 온 게 아니다. 4000명쯤 들어왔다. 올 여름 너무 더워서 관광객이 좀 줄었지만 하루에도 수만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다”고 말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인기를 짐작하게 했다.

광주에서 왔다는 김영란(32)씨는 젖먹이 아이를 안고 남편과 함께 나란히 걸으면서 “올 때마다 나무들이 자라있어 너무 좋다”면서 “우리가 걸었던 이 길을 또 우리 아이들이 걸어가겠다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진다”고 화사한 미소를 보였다.

이날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나들이 나온 어린이들은 메타세쿼이아 나무 사이로 심어진 맥문동 잎에 운집해 있는 검정 나비에 관심을 보였다. 또한 도랑물 속에 개구리, 우렁이를 관찰하며 마냥 신기한 눈빛이었다.

◆체류형 관광객 급증, 지역경제 ‘효자’

한 때 이곳은 입장료 징수 행위가 위법이라는 언론과 네티즌들의 질타도 받았지만, 담양군은 개별 시설물에 대한 입장료, 주차비는 받지 않고 주변 시설을 통합 관리하는데 드는 최소 비용으로 입장료 2000원을 받고 있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주요시설과 관리대상은 메타쉐쿼이아길 뿐만 아니라 호남기후변화체험관, 어린이 프로방스, 개구리생태공원, 에코허브센타, 드라마 및 영화세트장, 주차장 및 기타 설치된 시설물 등이 있다. 최근에는 ‘메타프로방스’가 조성돼 휴가철 등 주말에는 체류형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관광객들은 사람의 키보다 몇 배는 큰 나무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쉼터로 지어진 정자와 벤치에 앉아 한가로운 시간을 누렸다. 가족들과 함께 안방삼아 누워서 잠을 자는 관광객도 눈에 띄었다.

[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지난 21일 오후 담양군 담양읍 학동리에 위치한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찾은 관광객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내부에 있는 메타 원목 장승 사이를 걸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2018.8.21
[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지난 21일 오후 담양군 담양읍 학동리에 위치한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찾은 관광객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내부에 있는 메타 원목 장승 사이를 걸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2018.8.21

◆이산화탄소 흡수량 소나무의 10배

메타세쿼이아는 낙엽침엽수 교목으로 나무높이 35m, 지름은 2m에 이른다. 나무껍질은 세로로 길게 갈라지고 적갈색이다. 메타세쿼이아 한 그루당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약 70㎏으로 주요 가로수의 2배, 소나무의 10배에 이른다. 또 탄소저장량 또한 315㎏C/tree로 주요 가로수의 2배에 달하고 있다.

인디언 부족들은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잡귀를 없애주고 소원이 이뤄진다고 믿어 장신구로 만들어 몸에 소지하고 다니기도 한다. ‘메타’는 ‘After(이후)’를 뜻하며, ‘세쿼이아’는 원래 ‘영웅’의 뜻을 가진 미국 체로키 인디언 부족의 이름이다.

체로키 글자를 발명한 세쿼이아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나무에 이름 붙여졌다.

[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폭염이 한풀 꺾인 지난 21일 오후 담양군 담양읍 학동리에 있는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찾은 관광객이 주변 설명이 기록된 병풍 모양의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8.8.21
[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폭염이 한풀 꺾인 지난 21일 오후 담양군 담양읍 학동리에 있는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찾은 관광객이 주변 설명이 기록된 병풍 모양의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8.8.21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유래·역사

담양군은 1972년에 메타세쿼이아 수종을 시범 가로수로 선정하고 담양읍을 정점으로 12개 읍·면으로 연결되는 국도와 지방도 등 거의 모든 노선에 메타세쿼이아 가로수를 식재했다.

이때 식재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는 담양읍을 비롯한 11개 면지역에 걸쳐 총연장 50㎞내외에 약 5000그루의 가로수가 심어졌다.

일부 구간은 도로 확장으로 유실됐다. 그중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한 현 위치의 담양읍 학동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담양읍에서 전북 순창군 금과면 경계까지 국도 24호선 약 8㎞구간이다.

관광명소가 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담양읍 담양군청 동쪽의 학동교차로에서 금월리 금월교에 이르는 옛 24번 국도변에 식재한 가로수길이다. 이 길이 담양의 대표적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이며 옛 국도 바로 옆으로 새롭게 4차선 국도가 생기면서 이 길은 산책로가 됐다. 아스팔트 길을 걷어내고 생태흙길을 조성, 자연과 호흡하는 흙길로 복원함에 따라 죽녹원 관방제림 메타세쿼이아 길로 이어지는 전국최고 생태 숲길이 형성돼 생태도시 담양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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