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가 인터뷰] “말도 마세요, 올여름 소 몇 마리 잡는 줄 알았어요”
[축산농가 인터뷰] “말도 마세요, 올여름 소 몇 마리 잡는 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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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횡성=이현복 기자] 21일 만난 강원도 횡성군 우천면 하궁1리 황고개 농장주 전민석(60)씨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21
[천지일보 횡성=이현복 기자] 21일 만난 강원도 횡성군 우천면 하궁1리 황고개 농장주 전민석(60)씨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21

전민석, 강원 횡성 황고개 농장주

‘깨끗한 축산 농장’ 장관 인증패

여름내 선풍기18대로 폭염과 전쟁

매일 지붕에 3시간 넘게 물 뿌려

[천지일보 횡성=이현복 기자] “말도 마세요, 올여름 폭염 때문에 소 몇 마리 잡는 줄 알았어요. 축사 지붕에 매일 3시간 넘게 물을 뿌렸어요.”

21일 만난 강원도 횡성군 우천면 하궁1리 황고개 농장주 전민석(60)씨는 근래 지속됐던 폭염을 떠올리며 손사래를 쳤다. 올여름 그야말로 ‘사람도’ ‘소도’ 잡는 역대급 폭염에 전국 축산 농가는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그 역시 아직 폭염의 공포가 가시지 않은 듯했다.

전씨는 2000년도 IMF때 부도로 청춘을 바쳐 일궈온 사업을 접고 무일푼으로 18년 전 이곳에 정착했다. 축산농가는 2014년에 시작해 4년 만에 1938㎡(약 600평)의 축사에 한우 120두(송아지 포함)를 기르고 있다.

2015년 12월에는 사육부터 판매할 자격이 주어지는 해썹인증마크(HACCP·위해요소 중점관리 기준)를 획득했다. 농장 앞에 걸린 ‘깨끗한 축산 농장 인증패’가 그의 남다른 열정을 대변하고 있다. 

전씨의 일과는 매일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8시 30분까지 소들에게 사료와 건초로 아침을 챙겨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천지일보 횡성=이현복 기자] 21일 만난 강원도 횡성군 우천면 하궁1리 황고개 농장주 전민석(60)씨가 키우는 소. ⓒ천지일보 2018.8.21
[천지일보 횡성=이현복 기자] 21일 만난 강원도 횡성군 우천면 하궁1리 황고개 농장주 전민석(60)씨가 키우는 소. ⓒ천지일보 2018.8.21

- 폭염에 축사관리는 어떻게 했나.

무더위와 싸우는 소를 위해 매일 축사에 선풍기 18대를 돌렸다. 한낮 기온이 최고조에 이를 때는 3시간에 걸쳐 물 약 3000L를 매일 뿌리며, 한증막 같은 더위와 전쟁을 치렀다. 매년 올여름 같이 더우면 축사도 온도 조절이 가능한 형태로 바꿔야 할 것 같다.

- 큰 피해를 면할 수 있었던 비결은.

차광막 덕을 많이 봤다. 차광막을 더 넓게 설치해서 매년 다가올 더위에 대비할 생각이다. 차광막이 부족하면 소도 사람같이 더위를 먹게 돼 섭취량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성장에도 지장을 준다. 결국 농가 소득에 지장이 초래된다. 소는 무사했지만 피해가 없진 않았다. 폭염 때문에 수많은 단체의 농장견학 예약이 취소돼 경제적 손실이 있었다.

[천지일보 횡성=이현복 기자] 21일 만난 강원도 횡성군 우천면 하궁1리 황고개 농장주 전민석(60)씨가 축사를 청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21
[천지일보 횡성=이현복 기자] 21일 만난 강원도 횡성군 우천면 하궁1리 황고개 농장주 전민석(60)씨가 축사를 청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21

- 동물복지 농장을 추진한다는데.

소가 사람에게 베풀어준 것을 생각해보면 이제는 소도 최소한의 대접을 받을 때가 됐다. 많은 축산인이 동물복지 농장 설립에 참여해야 하지만, 건폐율 등 현실적 문제에 막혀 있다. 동물복지 농장 축사 부지 건폐율을 현행 40%에서 최소한 70%까지 허용해야 한다. 현행대로면 120두 사육 가능한 공간에서 30두밖에 사육을 못한다. 누가 손해보면서 동물복지 농장을 운영하겠나.

인터뷰 말미에 전씨의 인터뷰를 지켜보던 하궁1리 김진걸 이장이 나섰다. 김 이장은 “축사를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이 얼마나 부지런하고 깔끔한지 한 눈에 알 수 있다”면서 “마을을 위해 발전기금을 기부하고 지역의 저소득층을 위해 얼굴 없는 천사 역할로도 정평이 난 사람”이라고 했다.

전씨는 지난달 4일 횡성군 축산인의 날 기념식 때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부터 ‘깨끗한 축산 농장 인증패’를 받았다.

[천지일보 횡성=이현복 기자] 21일 만난 강원도 횡성군 우천면 하궁1리 황고개 농장주 전민석(60)씨의 축사. ⓒ천지일보 2018.8.21
[천지일보 횡성=이현복 기자] 21일 만난 강원도 횡성군 우천면 하궁1리 황고개 농장주 전민석(60)씨의 축사. ⓒ천지일보 2018.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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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균 2018-08-22 09:52:23
이 뜨거운 폭염에 소 지키느라고 얼마나 고생을 했을지 상상이 됩니다 위로를 해드리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