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여비서 성폭력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가 안 전 지사는 위력을 행사하지 않았고, 피해자인 김지은씨가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20일 서울서부지법의 안 전 지사 판결문 전문을 보면, 재판부는 안 전 지사가 평소 고압적이고 권위적인 태도로 김씨를 비롯한 도청 소속 공무원을 하대하는 등 위력의 존재감이나 그 지위를 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김씨가 음주 등으로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는 상태였거나, 업무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에 있던 것도 아니었다”며 “김씨가 단순히 방을 나가거나 안 전 지사의 접근을 막는 손짓을 하는 등의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할 정도로 안 전 지사가 위력적 분위기를 만들거나 물리력을 행사한 정황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성폭행이 시작됐던 담배 심부름 사건 당시 김씨가 안 전 지사의 방 앞에 담배를 두고 문자를 보내기만 했어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며, 사전에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심리위원들은 피해자에 대해 가해자에게 길드는 현상인 ‘그루밍’ 상태였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김씨가 고학력에 성년을 훨씬 지나고 사회경험도 상당한 사람”이라며 “김씨가 경제적, 직장 내에서의 고용안정 등의 면에서 취약하다고 봐도 안 전 지사가 김씨를 길들이거나 압박하는 행위를 했다고 볼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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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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