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레스토랑 옆에 외환 시세표가 전시되어 있다. 터키 6.82 리라를 주어야 미 1 달러를 살 수 있는 것으로 나온다. 이날 한때 시장에서 환율이 7.2까지 오르기도 했다. 올 초 대비 40% 이상 폭락한 리라화 시세다. (출처: 뉴시스)
13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레스토랑 옆에 외환 시세표가 전시되어 있다. 터키 6.82 리라를 주어야 미 1 달러를 살 수 있는 것으로 나온다. 이날 한때 시장에서 환율이 7.2까지 오르기도 했다. 올 초 대비 40% 이상 폭락한 리라화 시세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리라화 폭락에 터키 진출 한국기업이 가격 인상 등으로 피해 최소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리라달러 환율은 19일(현지시간) 현재까지 58% 이상 급등해 리라화 가치가 달러 대비 37% 폭락했다.

이는 한국기업이 올해 사업계획을 세우며 예상한 달러당 최대 5리라 선을 훨씬 웃돈다.

제품을 달러나 유로 기준으로 전량 수입해 리라로 판매하는 한국기업이라면 단기로는 손실이 불가피하다. 제품 판매가격이 달러나 유로 기준으로 훨씬 싸진 탓이다.

터키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은 투자나 영업활동을 잠정 보류하고 환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한 중견기업 터키법인의 관계자는 “환율이 더 치솟는다면 팔아도 손해만 늘어나게 된다”며 “터키기업과 마찬가지로 기존에 체결한 계약의 수금에 집중하며 상황을 일단 지켜보는 한국기업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한국기업은 환율 상승을 이유로 신속하게 가격 인상에 나섰지만 오른 환율을 모두 반영할 정도로 급격한 인상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달 14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TV로 방송된 연설에서 “그들이 아이폰을 갖고 있다면 다른 쪽에는 삼성이 있다”며 미국 전자제품 불매를 선언해 장기적으로 한국 전자업계에 반사 이익에 대한 기대감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그러나 가전 부문의 경우 환율 급등 효과에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비너스’와 ‘베스텔’ 등 자국 제품 사용 독려가 겹쳐 타격이 우려된다.

터키 TV 수출의 90%를 차지하는 베스텔은 유럽 가전업계의 강자로 꼽힌다. 한국 브랜드 가전이 품질 우위에 있지만, 환율로 가격 차가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삼성, 베스텔·비너스’ 발언을 한 날 베스텔의 주가가 급등했다.

터키 주재 한국기업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야 한국 브랜드의 가격이 높아졌다고 해서 터키산으로 당장 이동하는 소비자가 많지 않겠지만 TV 등 가전은 한국 브랜드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영향을 받을 우려가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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