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대교구청 교구장 접견실에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난민 지위를 신청한 A군(염 추기경 오른쪽)을 접견하고 격려했다. (출처: 서울대교구 홈페이지)
최근 서울대교구청 교구장 접견실에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난민 지위를 신청한 A군(염 추기경 오른쪽)을 접견하고 격려했다. (출처: 서울대교구 홈페이지)

10월 이란 강제추방 위기… “생명·안전 위해 도움 절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천주교 염수정 추기경이 난민 인정을 받지 못해 강제 출국 위기에 놓인 이란 국적의 중학생을 만나 격려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최근 서울대교구청 교구장 접견실에서 종교적 이유로 난민 지위를 신청한 이란 중학생 A군을 만났다.

7살이던 지난 2010년 아버지와 함께 한국에 온 A군은 지난해 11월 천주교에서 세례를 받았다. 난민 신청을 했지만 거절당한 그는 오는 10월 이란으로 강제 추방될 위기에 놓였다. 천주교 신앙을 가진 A군은 자국으로 돌아가면 신앙이 다르다는 이유로 처벌을 면치 못할 수 있어 난민 인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처지다. 무슬림 율법인 ‘샤리아법’이 지배하는 이란에서 개종은 반역죄로 규정돼 최고 사형과 같은 중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은 “A군이 아직 종교적 가치관이 정립됐다고 볼 수 없다”며 종교적 난민 신청을 거절한 상태다.

법원 행정소송을 통해 1심에서는 승소했다. 하지만 2심에서 지고, 3심에서 기각당하면서 합법적인 체류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A군의 담임 오현록 교사는 “최근 기독교로 개종 후 이란으로 강제퇴거 돼 이란 경찰당국에 의해 구타로 사망한 이란인이 있었다”며 “A군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난민 신청이 받아들여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도움을 호소했다.

함께 온 A군의 친구들도 “최근 제주 예맨 난민 문제로 인해 난민이라는 단어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부정적이어서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친구들과 교사는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앞에서 피켓시위 등으로 돕고는 있지만 난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염수정 추기경은 “교황께서도 난민을 적극적으로 돌보고 함께할 것을 권고하고 계시다”며 “교회가 도울 방안을 강구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인 윌리엄슨 유엔난민기구(UNHCR) 한국대표 권한대행은 17일 염수정 추기경을 예방하고, 최근 교황이 제주 난민에 보낸 지지와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한국 사회 안에서 난민 인식 개선과 인권 보호를 위해 협력과 도움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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