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차 이산가족 상봉을 하루 앞둔 19일 오후 강원도 속초시 한화리조트에서 최동규(84) 할아버지가 도착해 손을 흔들며 등록대로 향하고 있다.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은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진행된다. 최 할아버지는 북측의 조카를 만날 예정이다. (출처: 뉴시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을 하루 앞둔 19일 오후 강원도 속초시 한화리조트에서 최동규(84) 할아버지가 도착해 손을 흔들며 등록대로 향하고 있다.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은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진행된다. 최 할아버지는 북측의 조카를 만날 예정이다. (출처: 뉴시스)
 

조명균, 사전집결지 찾아 격려

20일 오전 버스로 금강산 향해

가족끼리 객실서 식사시간 가져

3일씩 2차에 걸쳐 상봉행사 진행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남측 이산가족 89명이 65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꿈에 그리던 북녘의 가족들을 오늘(20일) 만난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은 2000년 8월 1차 상봉 이후 21번째 행사다. 가장 최근의 이산가족 상봉은 2015년 10월 20차 대면 상봉이며, 화상으로도 7차례 상봉이 진행됐었다.

이번 상봉행사는 20~26일 2차에 걸쳐 나뉘어 진행된다. 1차(20∼22일)는 남측 89명이 북측 가족을 만나고 2차(24~26일)에는 북측 이산가족 83명이 남측 가족과 만나게 된다.

이산가족 상봉 하루 전인 19일 오후 남측의 1차 상봉단은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 모여 1시간 가량 방북 관련 교육을 받았다. 저녁 식사 후에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직접 찾아와 이산가족들을 격려했다.

조 장관은 북측에 있는 아들을 만날 예정인 이금섬(92, 여)씨의 숙소를 찾아 “이런 자리 할 때마다 죄인 같다. 더 많은 이산가족이 만나야 하는 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면서 “(이산가족과) 같이 못 가지만 마음으로 기원한다”며 이산가족들을 응원했다.

또 그는 북측의 조카손자를 만나게 된 윤흥규(92, 남)씨를 찾아가 건강을 당부했다. 조 장관이 윤씨에게 동생 얼굴이 기억이 나는지를 묻자 윤씨는 “70년 세월이 흘러 기억이 안난다. 다 늙었을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까지 사전 집결지에 모두 모여 이산가족 등록과 방북교육, 의료검진 등 상봉 준비를 마친 남측의 1차 상봉단은 20일 오전 8시 30분께 버스를 타고 금강산으로 출발한다. 이들은 강원도 고성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를 거쳐 북측 통행검사소에서 심사를 받은 뒤 낮 12시 30분께 금강산 온정각에 도착하게 된다.

남북 가족들의 첫 만남은 오후 3시께 금강산호텔에서 ‘단체상봉’을 통해 이뤄진다. 가족들은 2박 3일동안 총 6회에 걸쳐 만남을 갖는다. 둘째 날에는 2시간의 개별상봉 후 1시간 동안 객실에서 함께 점심을 먹는다. 남북 가족이 개별공간에서 오붓하게 따로 식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남북은 지난 6월 판문점에서 적십자회담을 열고 4.27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8.15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8월 20∼26일 금강산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이후 7월 3일 생사확인 의뢰서, 25일 생사확인 결과가 담긴 회보서, 8월 4일 최종 상봉 대상자 명단을 교환했고 상봉시설 개보수 등 상봉 행사를 준비했다. 이종철 대한적십자사 실행위원을 단장으로 하는 선발대 18명은 상봉행사 최종점검 및 일정 조율을 위해 지난 15일 금강산으로 향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여야 모두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상설면회소 설치 등을 촉구하고 나서 향후 이산가족 만남이 잦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모은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은 물론이고 자유한국당도 19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이 남북의 정치적, 군사적 문제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인권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이산가족 정례화와 규모 확대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서신교환과 영상을 활용한 상봉 등의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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