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이라 불리는 서울대가 돈잔치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이장무 전 서울대 총장이 재직 중인 지난 2월과 6월 교직원들에게 수십억 원의 지원금을 준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는 것.

12일 서울대에 따르면 지난 2월, 퇴임을 앞둔 이 전 총장은 조교수 이상 교원 1819명에게 ‘연구역량 우수 전임교원’ 선정 명목으로 1인당 100~400만 원까지 모두 40억 6400만 원을 지급했다. 아울러 이 전 총장은 지난 6월엔 일반 직원 1030명에게 ‘법인화 대비 경쟁력 강화’라는 명목으로 8억여 원을 나눠줬다. 

언론 보도가 나간 뒤 서울대는 성과급 관련 해명을 통해 반박에 나섰지만 당분간 선심성 격려금 논란을 일축시키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임원교원 1874명 가운데 97%인 1819명을 ‘연구역량 우수 전임교원’으로 선정한 것이 가당키나 한 얘기인가. 전교생의 97%를 우등생으로 뽑아 장학금을 나눠줬다는 것은 상식선에선 넘겨짚을 수 없다. 연구 역량을 어떤 기준으로 나눠 선별했는지도 자못 궁금하다.

‘법인화 대비 경쟁력 강화’라는 항목도 애매하다. 교수들에게 돈을 지급하고 나자 일부 직원들의 반발이 나와 그럴 듯한 명목으로 직원들에게 돈을 지급했다는 후문이다.

서울대 측은 관련 규정이 있기 때문에 학칙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하고는 있지만 사회통념상 이러한 행위를 용인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명분이야 어쨌든 서울대가 엄청난 자금을 풀어 교수들과 직원들에게 나눠준 사실은 부인하기 어려울 듯 보인다.

이 시점에선 필요한 것은 특별감사다. 서울대가 ‘구린 구석’이 있다면 낱낱이 드러날 것이다. 반대로 문제가 없다면 의혹을 해소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명실 공히 대한민국 최고 일류대라는 서울대의 위상이 흔들리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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