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일본의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가 집권 민주당의 대표 경선에서 압승해 총리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간 총리는 14일 오후 도쿄시내 호텔에서 소속 국회의원와 지방의원, 당원, 서포터(지지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실시된 당 대표 경선에서 당내 가장 큰 세력을 거느린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을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간 총리는 이날 민주당 임시당대회에서 임기 2년의 당 대표에 당선됨으로써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참패의 책임론에서 벗어나 '롱런'의 토대를 마련했다.

간 총리는 당 대표 당선 직후 "경선 과정에서 약속한대로 누구 편도 없이 거당일치(당의 총단합) 체제를 이뤄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민주당의 원점은 참가형 민주주의와 이를 지탱하는 자율, 활달한 논의"라면서 "전원 참가의 내각으로 진정한 정치주도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투표에서 간 총리는 국회의원 411명 822포인트(1인 2포인트), 당원.서포터 300포인트, 지방의원 100포인트 가운데 유효 총 득표(1천212포인트)의 과반인 721포인트를 얻어 491포인트를 얻은 오자와 전 간사장을 여유있게 따돌렸다.

간 총리는 언론 예상과 달리 당 소속 국회의원(중의원.참의원 의원) 득표에서도 412포인트를 얻어 400포인트의 오자와 전 간사장을 눌렀으며, 당원.서포터와 지방의원 투표에서는 각각 249포인트와 60포인트를 확보해, 51포인트와 40포인트에 그친 상대를 압도했다.

이날 대표 경선에는 민주당 국회의원을 비롯해 지방의원과 당원, 서포터(지지자) 등 약 34만여명이 참여했다.

국민여론과 반(反) 오자와 그룹의 전폭적인 지지를 업은 간 총리는 정치자금 문제가 있는 오자와 전 간사장을 겨냥해 '깨끗한 정치'를 내건 것이 당심을 얻는데 주효했다.

40여년의 정치인 생활을 통해 탈당과 창당, 합당을 반복하며 꾸준히 총리직을 노렸던 오자와 전 간사장은 강력한 리더십을 내세워 일본을 다시 일으켜세우겠다고 호소했으나 정치자금 문제에 발목이 잡혀 고배를 마셨다.

간 총리는 금주중 당과 내각 개편을 마무리짓고 선거전으로 양분된 당내 단합을 추진하면서 국정에 전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당내 최대 세력인 오자와 그룹이 간 총리의 당정 개편 등 국정운영에 반발해 민주당이 혼란에 빠질 경우 분당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참의원의 여소야대 극복을 위한 야당과의 연합, 주일 미군 후텐마 기지 이전문제, 내년 예산안 편성 등도 간 총리를 기다리고 있는 난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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