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 불신임 결의안을 다룰 중앙종회 211회 임시회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개회되고 있다. 중앙종회에는 재적의원 75명 전원이 참석했다. ⓒ천지일보 2018.8.16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 불신임 결의안을 다룰 중앙종회 211회 임시회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개회되고 있다. 중앙종회에는 재적의원 75명 전원이 참석했다. ⓒ천지일보 2018.8.16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각종 의혹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온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에 대한 불신임안이 통과됐다. 총무원장 불신임안이 상정돼 가결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종단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중앙종회(의장 원행스님)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문화역사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제211회 임시회의를 열고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의 건’을 재적 의원 75명 중 56명 찬성, 기권 4, 반대 14, 무효 1표로 가결했다.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은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로 상정되며,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으면 가결된다. 이날 중앙종회 재적 의원은 75명으로 전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안건 상정 직후 논의를 비공개로 하자는 다수의 의견에 따라 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됐다. 종회에 참석했던 설정스님은 자신에 대한 불신임안 투표 전 자리를 떴다. 

불신임 안건 처리에 앞서 설정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종헌·종법에 근거한다면 불신임안을 다룰 근거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불신임 사유가 조계종단의 위상에 걸맞은지 감정적이고 정치적인 부분은 없는지 살펴주시기 바란다”고 부탁했다.

설정스님은 “종단의 여러 현실을 마주하며 격랑의 소용돌이를 함께 넘고 있다”며 “이 현실을 회피하지 않고 직시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한 “안정과 화합이라는 명분으로 당장 사퇴하는 것은 오히려 종단의 혼란만 가중된다고 생각한다”며 “저에 대한 의혹을 밝히고 종단 개혁의 초석을 마련한 후 수행자의 자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불신임안은 오는 22일 열릴 원로회의의 인준을 거쳐야 효력이 발생한다. 원로회의에서는 현재 원로의원 24명 중 과반인 12명 이상 찬성해야 한다.

한편 조계사 정문 앞에서는 설정스님 퇴진을 찬성하는 신도들과 반대하는 신도들이 각각 맞불 집회를 열었다.

설정스님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은 ‘음모세력의 덫에 갇힌 설정스님을 반드시 지켜냅니다’라고 적힌 피켓과 색색 우산을 쓰고 총무원장직에서 물러나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조계종적페청산시민연대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종회의원 스님들, 3원장을 퇴진시키고 조계종을 살려내세요’라는 문구를 내걸고 종회 즉각 해산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16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조계종적페청산시민연대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종회의원 스님들, 3원장을 퇴진시키고 조계종을 살려내세요’라는 문구를 내걸고 종회 즉각 해산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16

이들과 약 5m 거리를 두고 모인 조계종적페청산시민연대는 ‘종회의원 스님들, 3원장을 퇴진시키고 조계종을 살려내세요’라는 문구를 내걸고 종회 즉각 해산을 촉구했다.

정문에는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이 배치됐고, 23일로 예정된 ‘승려대회’ 포스터를 붙인 차량이 조계사 주위를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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