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대 반동성애 운동본부가 14일 조선일보와 국민일보에 게재한 성명광고. ⓒ천지일보 2018.8.15
장신대 반동성애 운동본부가 14일 조선일보와 국민일보에 게재한 성명광고. ⓒ천지일보 2018.8.15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교회 보수진영이 동성애를 반대한다며 광고를 신문지면에 내면서 후원을 요구하고 나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4일 조선일보와 국민일보 전면광고에 ‘장신대 반동성애 운동본부(공동대표 김영한‧강상용‧지용수‧이광선)’ 명의의 성명광고가 실렸다.

조선일보 광고에는 한국교회가 왜 동성애를 반대하는지에 대해 ‘동성애 문제 대한 기독교의 소리’라는 제목으로 성명을 냈다. 이들은 “동성애운동은 근본적으로 성적 타락의 시대를 여는 성 개방운동”이라고 비난하며 “교회는 자녀와 가정을 해치는 동성애 옹호 입법을 절대적으로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운동본부 측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며 “차별금지법의 성평등과 관련한 내용은 부당한 역차별을 가져오는 폭력적인 것이고, 그 피해자는 현재와 미래의 이 땅 모든 국민이 될 것”이라고 공포감을 조성했다.

운동본부 측은 사회적 약자로 분류되는 성소수자들에 대해 “동성애자들은 성적인 욕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돈과 시간을 아낌 없이 투자한다”며 “적은 수임에도 그 어느 집단보다 강력한 힘을 가진 사회적 강자”라는 논리를 폈다.

국민일보 광고에는 최근 장신대에서 논란이 됐던 무지개 깃발 사건이 언급됐다. 운동본부 측은 ‘통합교단을 동성애로 물들이는 장로회신학대학교 이대로 보고만 계시겠습니까?’라는 제목으로 성명광고를 냈다. 성명대로라면 장신대가 동성애로 교단을 물들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장신대 총장과 관련 교수들에 대해 사임 및 징계를 촉구했다.

이미 장신대는 무지개 깃발 사건이 문제가 되자 공식적으로 총회의 입장과 마찬가지로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냈다. 또 무지개 깃발 퍼포먼스에 참여했던 학생들을 징계해 과잉 대응이라는 지적으로 오히려 논란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그럼에도 운동연대 측은 더 강한 조치를 요구했다.

운동연대는 “한국교회를 무너뜨리는 동성애와 퀴어신학은 이단으로 규정돼야 한다”며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에서 ‘동성애 사상은 이단이다’를 연구하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교회 내에서는 이단으로 규정하면 공식적으로 차별해도 문제를 삼는 이가 없다. 한번 이단으로 규정된 단체에 대해서는 공공연하게 혐오와 증오 발언을 해도 오히려 지지를 받는 풍토다.

눈에 띄는 것은 운동연대는 두 성명광고 모두 하단에 후원계좌를 명시했다는 점이다. 동성애 반대를 명목으로 동참하는 이들에게 후원을 요청하는 셈이다. 하지만 후원된 금액을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겠다는 점은 언급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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