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서초사옥 모습. ⓒ천지일보 2018.8.8
삼성전자의 서초사옥 모습. ⓒ천지일보 2018.8.8

30대그룹 상반기 투자 46조원

투자 대부분 삼성·SK·LG 주도

세그룹, 늘어난 투자금의 99.9%

반도체 쏠림에 커지는 ‘위기론’

오너리스크 겪은 기업들 투자↓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국내 30대 그룹의 상반기 투자 금액은 지난해보다 24%나 증가했으나, 반도체 투자에 대부분이 쏠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이 넘는 16개 그룹은 오히려 투자를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30대 그룹의 올 상반기 투자액(유·무형 자산 취득액)을 집계한 결과 총 45조 69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2%나 늘었다. 반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부영은 뺀 수치다.

그룹별 상반기 투자 규모를 보면 삼성이 15조 4272억원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SK가 10조 2059억원, 22.3%로 뒤를 이었다. 3위는 LG로 7조 4291억원이며 현대자동차 3조 2918억원, KT 1조 2156억원, 에쓰오일(S-Oil) 1조 938억원 등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투자 규모를 가장 많이 늘린 기업은 SK그룹이었다. SK그룹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조 6329억원(55.3%)이나 투자금액을 늘렸다. 이는 반도체에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삼성도 전년도에 비해 반도체 등에 2조 8543억원(22.7%)을 더 투자했다.

이어 LG가 2조 4136억원(48.1%)을 늘렸으며, 현대중공업(4798억원·166.3%), 에쓰오일(3989억원·57.4%), CJ(2008억원·30.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결과적으로 올 상반기 투자는 삼성·SK·LG 등이 주도했으며 이들 세 그룹의 투자액 합계치는 30대 그룹 전체 투자 증가액의 99.9%(8조 9008억원)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의존도가 지나치게 심화돼 있어 호황이 끝날 경우 국가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4조 8700억원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78%(11조 6100억원)나 됐다. 또한 반도체 경기 고점 논란이 일고 있는 데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 추격세가 만만치 않다.

업종별로는 IT·전기전자의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올 상반기 투자액만 28조 764억원으로, 1년 전보다 무려 7조 8612억원(38.9%)이나 증가했다. 석유화학도 76.2% 증가한 4조 5683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투자를 감축한 그룹은 16개로, 한진이 2655억원(-28.6%)이나 줄여 가장 규모가 컸다. 이어 ▲롯데 2269억원(-21.0%) ▲KT 2060억원(-14.5%) ▲신세계 1384억원(-25.2%) 등이었다.

주로 오너리스크로 홍역을 앓고 있는 기업들의 투자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그룹은 오너 일가의 갑질 파문으로 사회적인 물의를 빚었고, 롯데그룹의 경우 신동빈 회장이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뇌물공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된 상태다. KT도 황창규 회장이 불법정치자금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개별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14조 1735억원을 투자해 유일하게 10조원을 돌파했다. 이어 SK하이닉스(8조 594억원)와 LG디스플레이(3조 5120억원), 현대차(1조 5175억원), LG화학(1조 4351억원)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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