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에 게양하는 태극기, 어떻게 생겼을까
광복절에 게양하는 태극기, 어떻게 생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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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천안=박주환 기자] 13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의 독립기념관에 위치한 ‘태극기 동산’에 있는 태극기들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8.8.13
[천지일보 천안=박주환 기자] 13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의 독립기념관에 위치한 ‘태극기 동산’에 있는 태극기들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8.8.13

 

조선, 1876년까지 ‘국기’ 뜻 몰라

박영효 일행, 급하게 태극기 만들어

1883년 정식 채택… 오늘날에 이르러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1945년 8월 15일 정오 무더운 여름. 평소처럼 라디오에서 잡음 섞인 일왕 히로히토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히로히토는 항복, 패배, 종전 등의 용어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연합군의 선언을 무조건 받아들이겠다는 요지의 ‘종전조서’를 낭독했다. 이 소식은 전국 곳곳에 전해졌고, 오랫동안 나라를 빼앗겼던 온 국민은 태극기(太極旗)를 들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길거리로 나왔다.

18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이상화가 태극기를 들고서 눈물을 흘리며 관중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18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이상화가 태극기를 들고서 눈물을 흘리며 관중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태극기는 일본의 지배를 받던 국민들이 나라를 위해 싸우고, 일본으로부터 해방됐을 때,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처음으로 국가대표축구팀이 4강에 진출했을 때, 김연아 선수가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을 때에도 우리와 늘 함께였다.

제73주년 광복절을 맞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태극기가 특별히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제73주년 광복절을 맞아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를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실 1층 중근세관 대한제국실에서 13~19일까지 공개한다고 밝혔다.

데니는 1886년 청나라 리훙장(1823~1901)의 추천으로 고종의 외교고문이 됐지만, 자주외교를 원하는 고종의 뜻에 따라 청나라의 부당한 간섭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조선이 주권독립국임을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의 국가들과 협조할 것을 권고하는 등 청나라를 견제하는 외교 활동으로 청나라의 미움을 받아 1890년 외교고문직에서 파면을 당했다. 이때 고종이 자신의 마음을 담아 데니에게 내린 선물이 이 태극기이다.

고종이 외교고문 데니에게 하사한 ‘태극기’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천지일보 2018.8.10
고종이 외교고문 데니에게 하사한 ‘태극기’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천지일보 2018.8.10

 

‘데니 태극기’로 불리는 이 태극기(등록문화재 제382호)는 가로 263㎝, 세로 180㎝인 대형 태극기로, 흰색 무명천 두 폭을 이어 만들었다. 4괘의 형태는 지금과 같지만 배치 순서가 다르며, 태극의 푸른색과 같은 푸른색 천을 오려 바느질했다. 태극기는 데니의 가족이 보관하다가, 1981년 후손 윌리엄 랠스턴(William Ralston)이 대한민국에 기증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대한민국 대 독일의 경기가 열리는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대형 태극기를 펼치며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6.2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대한민국 대 독일의 경기가 열리는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대형 태극기를 펼치며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6.27

 

◆태극기, 운양호사건 계기로 탄생

우리나라에서 국기제정에 대한 논의가 처음 있었던 시기는 1876년(고종 13) 1월이다. 운양호사건을 계기로 한·일 사이에 강화도조약 체결이 논의될 때 일본 측은 “운양호에는 엄연히 일본의 국기가 게양돼 있었는데, 왜 포격했느냐”며 트집을 잡았다. 하지만 조선은 당시 ‘국기’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었다.

이 일이 계기로 조정은 국기제정의 필요성을 깨닫고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후 1882년 8월 9일 수신사 박영효 등 조선의 사절단 일행이 인천에서 배를 타고 일본으로 갈 때 우리나라에 국기가 없음을 애석하게 여기고 당장 게양해야 할 국기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일행은 이미 조정에서 대체로 정해진 도안내용을 약간 고쳐 태극사괘의 도안이 그려진 국기를 만들었다.

이후 일본 고베(神戶)에 도착한 이들은 8월 14일 숙소건물 지붕 위에 처음으로 국기를 내걸었다. 태극기가 세상에 처음 선을 보인 순간이다. 조정은 해당 국기를 이듬해인 1883년 1월 27일에 정식으로 채택, 공포했다. 대한민국이 수립된 후 1949년 문교부에 심의위원회를 설치, 음양과 사괘의 배치안을 결정하는 등 몇 차례 변경돼 오늘에 이르렀다.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12일 서울 중구 서울로 거리에 제73주년 8.15광복절을 맞이하는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천지일보 2018.8.12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12일 서울 중구 서울로 거리에 제73주년 8.15광복절을 맞이하는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천지일보 2018.8.12

 

◆대자연의 진리 형상화해

‘태극기’는 흰색 바탕에 가운데 태극 문양과 네 모서리의 건곤감리(乾坤坎離) 4괘(四卦)로 구성됐으며, 이는 대자연의 진리를 형상화한 것이다. 태극기의 흰색 바탕은 밝음과 순수, 그리고 전통적으로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의 민족성을 나타내고 있다. 가운데의 태극 문양은 음(陰, 파랑)과 양(陽, 빨강)의 조화를 상징하는 것으로 우주 만물이 음양의 상호 작용에 의해 생성하고 발전한다는 대자연의 진리를 형상화한 것이다.

태극 문양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네 모서리의 4괘는 음과 양이 서로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효(爻, 음 --, 양 ―)의 조합을 통해 구체적으로 의미한다. 가운데 건괘(乾卦)는 우주 만물 중에서 하늘을, 곤괘(坤卦)는 땅을, 감괘(坎卦)는 물을, 이괘(離卦)는 불을 상징한다. 이들 4괘는 태극을 중심으로 통일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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