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건립기원 특별연주 ‘정명훈의 브람스를 만나다’ 지휘자 정명훈. (제공: 대전예술의전당) ⓒ천지일보 2018.8.15
대전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건립기원 특별연주 ‘정명훈의 브람스를 만나다’ 지휘자 정명훈. (제공: 대전예술의전당) ⓒJean-Francois Leclercq. 

대전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건립기원 특별연주 ‘정명훈의 브람스를 만나다’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영적인 지휘자’로 불리는 정명훈이 브람스를 우리 앞에 다시 살려냈다.

요하네스 브람스(Brahms, Johannes)가 클라라 슈만을 만나 음악의 전성기를 누리던 그 때로부터 165년만이다. 14일 밤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우리는 정명훈의 새로운 브람스를 만났다.

1853년대의 브람스(Johannes Brahms) ⓒ Meister Raro~commonswiki/wikipedia | Public Domain.
1853년대의 브람스(Johannes Brahms) ⓒ Meister Raro~commonswiki/wikipedia | Public Domain.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Le Monde)’가 극찬한 마에스트로(Maestro), 그는 역시 ‘정명훈’이었다. 그 특유의 카리스마와 손끝은 대전시립교향악단의 브람스를 재창조했다. 그리고 그 거장은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와 함께 브람스의 새 숨결을 느끼게 했다.

베토벤, 멘델스존의 협주곡과 더불어 세계 3대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불리는 명작,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작품77(J. Brahms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 77) 연주를 마친 정명훈은 꽤 흡족한 표정으로 김다미를 천천히 바라보았다.

잠시 후 흥분한 청중의 환호와 박수에 못 이겨 다시 무대로 나온 김다미의 앵콜곡은 바흐(Johann Sebastian Bach)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 BWV 1004, 알레망드 - 쿠랑트 - 사라방드 - 지그 중 3곡 ‘사라방드(saraband)’ 였다.

3박자의 짧은 춤곡은 은근한 느린 템포 가운데 연주자의 드레스처럼 매혹적인 와인 맛으로 흘러내렸다. 그 와인 빛 바이올린 선율은 공연장을 장식했던 아네모네의 향기와 잘 어우러져 그렇게 다가오기도 했다. 그 꽃말은 ‘고독과 정조, 그리고 성실’ 이다. 

이날 공연 후반부에 연주된 ‘브람스 교향곡 제4번 마단조, 작품 98(J. Brahms Symphony No.4 in e minor, Op.98)’은 베토벤에게서 완전히 벗어난 브람스의 마지막 교향곡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바흐, 베토벤과 더불어 독일음악의 3대 거장으로 불리는 요하네스 브람스가 1870년대 그의 장년기에 작곡한 곡이다. 1879년 1월 1일, 브람스가 지휘하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요제프 요아힘의 협연으로 초연되었던 그 곡이 이날 밤 정명훈 거장의 손으로 다시 재조명된 순간이다.

연이어 터져나오는 ‘브라보(Bravo)!’와 기립 갈채에 따른 정명훈과 대전시립교향악단의 앵콜곡은 언제 들어도 환상적인 ‘헝가리 무곡 1번 (Brahms Hungarian dance no.1)’이었다.

정명훈, 그의 섬세한 화려함 속 빠르고 경쾌한 손짓에 이어지는 통 큰 울림, 그 가운데 파도와 같은 깊은 흔들림, 그리고 아름다운 절제와 그 연륜은 소름끼치는 감동을 자아내고도 남았다.

대전예술의전당이 마련한 콘서트홀 건립기원 특별연주 ‘정명훈의 브람스를 만나다’를 계기로 머지않아 전용홀이 지어지기를 소망한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제공: 대전예술의전당)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제공: 대전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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