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창식 김종학프로덕션 대표는 13일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주관한 ‘2010 인문주간’ 행사에서 퓨전·판타지사극이 시청자들의 역사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현실선 재미위주 드라마에 시청률 편중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최근 현대화된 사극이 인기를 끌면서 시청자가 잘못된 역사관을 정립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전통 기록을 올바르게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창식 김종학프로덕션 대표는 13일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주관한 ‘2010 인문주간’ 행사에서 “정확한 기록을 바탕으로 드라마를 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운을 뗀 뒤 “하지만 현실에서는 고증자료가 부족하고, 재미위주의 드라마에 시청률이 편중되는 등 사극 제작의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과거에 남겨진 기록을 보면 당시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기록은 짧게 수십 년 전부터 길게 수천 년 전에 벌어진 상황을 현대인들에게 알려준다. 수많은 기록들은 현대인들의 상상력을 자극시켜 사극 드라마로 새롭게 태어난다.

사극은 ‘용의 눈물’이나 ‘여인천하’ ‘왕과비’와 같은 전통사극과 ‘태조왕건’ ‘천추태후’ 등 전쟁사극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다모’ ‘대장금’ ‘태왕사신기’ ‘바람의 나라’ 등 퓨전사극과 판타지사극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박 대표의 말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은 진화된 상상력을 사극에 접목하면서 소재가 풍부해졌고, 현대어와 고어의 조화로 새로운 유행어가 탄생하면서 시청자들의 호감을 이끌어 낸 결과다.

하지만 퓨전·판타지사극이 긍정적 성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박 대표는 “민족 역사에 대한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고구려 드라마와 동북공정과 관련해 제작자들이 진지하게 고찰하지 못하고 있고 시청률에 주안점을 두다 보니 역사적 영웅보다 극 주인공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그는 “가장 큰 문제는 (퓨전·판타지사극)이 대중드라마에서 성공했으나 퓨전 형식을 따르면서 역사의식에 혼란을 가져온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제중원의 경우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꾸며진 이야기다. 이렇게 사실적으로 드라마를 제작할 수 있었던 것은 미리 제작비를 마련했기 때문”이라며 “사극시장이 시청률에 너무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역사적 고증을 확실히 확보해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드는 분위기로 바뀌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김정배)은 ‘2010 인문주간’ 행사를 13일부터 일주일간 서울역사박물관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숙빈최씨 소령원 등에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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