쏜살과 같이 빠른 게 세월이며, 시간 흐름은 순식간이다. 전 정부의 국정농단을 질책하고 적폐를 몰아내야 한다는 국민 분노가 촛불 혁명으로 이어지더니 마침내 보수 정권에서 진보 성향의 정권으로 권력 중심이 이동됐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이 엊그제 같더니만 벌써 1년이 훨씬 지나 문재인 정부에서 벌써 두 번째 광복절을 맞이하게 됐다. 일제강점기 36년간을 보낸 우리 민족에게는 광복의 의미는 매우 크고 이날이 되면 나라 안에서는 역사의 성찰로 분주하다.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 어찌하리…’ 광복절 노래 가사에서처럼 나라를 되찾은 대중들은 방방곡곡에서 일어나 기쁨을 만끽했다. 그러면서 그 후 자주민의 신분으로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가꾸어온 것이다. 광복 73년 동안 우리에게는 많은 시련과 좌절이 있었지만 끝내 극복하고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부국을 일궈낸 것은 선조들과 현재를 살아가는 국민들이 땀 흘리고 노력한 결과라 아니할 수 없다.

광복절은 우리 겨레의 뜨거운 피 엉킨 자취를 생각해내고 빛나는 대한민국의 역사가 되도록 길이 지키는 데 의의가 있다. 지난해 72주년 광복절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천명한 “이 날이 민족과 나라 앞에 닥친 어려움과 위기에 맞서는 용기와 지혜를 되새기는 날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경축사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그날 문 대통령은 북핵을 걱정하면서 국익 최우선을 주장했고, 치유와 화해를 통한 사회통합과 또 이념과 정파의 시각을 넘어서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나가자고 주문했으며,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완성하자고 호소했던 것이다.

다시 이 땅에 광복절이 돌아왔지만 지난해 문 대통령의 경축사 내용 가운데 한반도 안보 상황은 좋은 방향으로 진척 중이어서 고무적이라 하겠지만 나머지 분야는 구름 낀 상태다. 정치는 특권의식을 벗어나지 못한 채 구태를 보이는데다가 경제분야에서는 구멍이 숭숭 뚫렸고 진보-보수 간 이념 갈등은 여전하며 국민살림살이는 팍팍하고 피곤한 실정이다. 어느 모로 보나 사회통합이 이뤄졌고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라고 하기에는 동떨어진다. 또 다시 정부의 광복절 경축사에서는 구절마다 희망과 기대가 가득 담겨지겠지만 국민에게는 광복의 기쁨을 길이 간직하면서 맑은 가을하늘의 징조인 새털구름을 언제 볼 수 있을지가 더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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