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칼럼] 외교 갈등으로 터진 터키 금융위기
[정치칼럼] 외교 갈등으로 터진 터키 금융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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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터키가 외화부채의 버블로 금융위기를 겪고 있다. 외화 부채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자력으로 경제를 돌리기 어려울 때 우리는 부채라는 이름으로 자산을 증가시켜 경제를 돌린다. 외국에서 돈을 빌려와 국내 경제를 돌리고 있다가 경기가 침체되고 더 이상의 부채의 증가가 어려워지면 터키처럼 금융위기를 만나게 된다. 물론 실물경제가 잘 돌아가고 부채가 적을 때는 위험이 적다. 그러나 한번 부채의 세계를 경험하면 쉽게 이를 벗어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GDP의 55%의 외화부채를 가지고 있던 터키는 자국의 화폐가치가 계속 하락하면서 부채가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터키에 투자했던 큰손들이 연쇄적으로 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은 외화부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터키의 금융위기로 개발도상국에 투자한 투자가들이 투자금을 회수할 수도 있어 자칫 개발도상국들의 연쇄 금융위기로 파급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위기에 민감한 증시에서는 아시아의 증시가 일제히 내려갔다.

미국이 자국의 목사 억류를 빌미로 터키 수출품에 관세 부과 등의 경제 재재를 벌이면서 터키 환율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급격한 환율의 하락은 금융위기를 초래하며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역대 최고치로 떨어진 환율은 터키 리라화 가치의 추락으로 뱅크런의 사태를 가져왔고 투자자들의 자금인출도 진행되고 있다.

사상 초유의 최저금리시대를 마감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순차적 금리인상을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앞선 두 차례의 금리 인상이 터키의 화폐가치를 하락시켰다. 여기에 미국의 경제재제가 불을 붙였고 가뜩이나 높은 물가 상승률이 통화가치 폭락과 함께 경제에 폭풍을 일으킨 것이다. 자체 금리 인상의 요인이 충분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최소한도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지로 금리를 인상하지 않았다. 불안정한 자국 상황에 미국의 경제재제가 가해지면서 연초에 비해 리라화 가치가 70% 가까이 폭락하니 흔들린 것이다. 부채가 GDP의 55%인데 25% 정도가 단기부채로 올해 안에 처리해야 하는 것이라 문제가 더 크다. 리라화 가치가 대폭 떨어졌으니 부채의 부담이 떨어진 가치만큼 더 커진 것이다. 게다가 이는 완료 상황이 아니라 진행상황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제상황도 좋지 못하다. 연일 역대 최고 실업률에 기업들은 2분기 어닝쇼크를 선언했고 주력 수출품목도 성적이 좋지 못하다. 미국의 경제제재는 우리에게도 닥칠 수 있고 환율에 민감한 경제구조라 순식간에 화폐가치의 하락을 겪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주요 전문가들이 터키의 금융위기가 전 세계의 경제를 흔들 수 있는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왜냐하면 많은 개발도상국가가 부채가 있고 금리 인상의 부담을 가지고 있고 경제가 원만한 회전을 하지 못하는 구조로 터키와 유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차기 위기를 겪을 대상을 미리 지목할 정도로 상황이 유사하고 이들의 충격을 흡수할 만큼 세계 경제의 여유가 없다.

국가 경제가 이러한 패닉을 겪지 않도록 건전성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때다. 특히 IMF를 겪어본 우리로서는 이것이 가져오는 피폐를 너무 잘 안다. 우리 경제 역시 지금 시련을 겪을 여력이 없다. 따라서 만일에 닥칠지도 모르는 위기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연쇄적 파탄에 빠지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점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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