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 게 터졌다’ 예고된 터키 경제위기… “에르도안 시험대”
‘터질 게 터졌다’ 예고된 터키 경제위기… “에르도안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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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레스토랑 옆에 외환 시세표가 전시되어 있다. 터키 6.82 리라를 주어야 미 1 달러를 살 수 있는 것으로 나온다. 이날 한때 시장에서 환율이 7.2까지 오르기도 했다. 올 초 대비 40% 이상 폭락한 리라화 시세다. (출처: 뉴시스)
13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레스토랑 옆에 외환 시세표가 전시돼 있다. 터키 6.82 리라를 주어야 미 1 달러를 살 수 있는 것으로 나온다. 이날 한때 시장에서 환율이 7.2까지 오르기도 했다. 올 초 대비 40% 이상 폭락한 리라화 시세다. (출처: 뉴시스) 

“터키 이미 ‘퍼펙트 스톰’ 상태”
전문가들 “에르도안, 불안 자초”
국금센터 “단기 진정 어려울수도”
에르도안 “등에 칼 꽂아” 미국 탓

[천지일보=이솜 기자] 터키의 리라화 폭락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정권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2001년 이후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터키 경제가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권위주의 정권의 한계를 드러내고 21년 장기집권의 막을 내릴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산 철강·알루미늄에 2배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후 이어지는 터키의 경제위기를 사실상 에르도안 대통령이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뉴시스에 따르면 경제전문가들은 NYT에 “미국과의 갈등과 미국의 제재 전망은 터키의 경제 위기와는 관계가 없다”며 “에르도안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터키 경제를 휘두른 게 더 영향이 클 것으로 본다”고 해석했다.

또 외채 증가와 경상수지 적자로 터키 경제는 이미 침체기에 있으며 저금리로 유발된 인플레이션이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괴롭게 했다고 지적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저금리 정책을 바탕으로 건설산업을 주무기로 하는 막대한 경기부양책을 펼쳤다. 그는 지난 5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중앙은행과 금리에 대한 더 큰 통제력을 원하는 이유에 “국민들이 통화정책 때문에 어려움을 겪으면 누가 책임을 지겠냐”며 “그들은 대통령에게 그 책임을 물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터키 경제외교정책 연구센터의 시난 윌겐 센터장은 “이는 진정한 대중주의자의 기본 견해”라며 “자신이 선출됐다는 사실만으로 행정의 모든 분야에 책임질 권리를 갖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몇달 동안 신용평가기관과 투자 전문가들은 터키 정치가 경제에 개입하는 데 대해 투자 전망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는 6월 성명에서 “(터키 경제의 전망은) 추구하는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에 달렸다”고 전망하고,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고 사위인 베라트 알바이라크를 재무장관으로 임명한 7월에는 터키 신용등급을 추가로 낮췄다.

글로벌소스파트너스의 아틸라 예실라다는 “고통스럽겠지만 즉각적인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5% 이상의 막대한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며 “미국과의 화해는 절대적으로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에르도안 대통령이 위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다른 선택지를 꾸준히 요구하고 있으나 결국 선택지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미트 파미르 전 나토(NATO) 주재 터키 대사는 “우리는 터키 내부적으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13일 대통령궁에서 해외주재 터키 대사들을 불러모은 공관장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터키가 경제 본질 가치와는 상관없는 경제적 '포위' 상태에 빠져 작금의 통화 위기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출처: 뉴시스)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13일 대통령궁에서 해외주재 터키 대사들을 불러모은 공관장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터키가 경제 본질 가치와는 상관없는 경제적 '포위' 상태에 빠져 작금의 통화 위기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출처: 뉴시스)

이날 CNBC 방송은 리라화 가치가 미국의 제재 발표 이후 급락한 배경에 대해 터키 경제가 이미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여러가지 경제적 위험 요인이 복합적으로 발생한 상황)’에 처해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등에 칼을 꽂았다”며 미국을 맹비난하고 터키 수사당국이 리라화 폭락을 언급하는 소셜미디어 단속에 나서는 등 현재의 위기를 외부 세력의 작전으로 보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날 ‘터키 시장 안정화 조치 내용 및 평가’ 관련 보고서에서 터키의 위기는 대내외 취약성이 누적된 가운데 미국과의 정치적 갈등이 촉발했다고 분석했다. 또 외교적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한 터키 금융불안이 단기간에 진정되기는 어려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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