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귀향’ 스틸 (제공: 제이오엔터테인먼트) ⓒ천지일보
영화 ‘귀향’ 스틸 (제공: 제이오엔터테인먼트) ⓒ천지일보

 

한국영상자료원, 역사의 상처 보듬는 ‘하나 된 울림’ 개최

할머니들이 직접 그린 ‘소녀들의 기억’전도 함께 열어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1991년 8월 14일 고(故) 김학순 할머니는 국내 최초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했다. 8월 14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영상자료원(자료원)은 이를 기념하고 피해자를 추도하기 위해 14일부터 21일까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시네마테크KOFA에서 ‘하나 된 울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특별전(하나 된 울림)’을 개최한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는 2012년부터 이날을 ‘세계 위안부의 날’로 지정했고, 이후 다양한 기념 활동이 전개됐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비로소 국가 공식 기념일로 지정됐다.

영화 ‘에움길(2017, 감독 이승현)’ 스틸. (제공: 한국영상자료원)
영화 ‘에움길(2017, 감독 이승현)’ 스틸. (제공: 한국영상자료원)

 

이에 따라 자료원은 국가 공식 기념일로 지정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대중에 알리고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 ‘하나 된 울림’이라는 제목의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피해 할머니들의 과거를 재현한 ‘귀향(2015, 감독 조정래)’을 비롯해 끝나지 않은 투쟁을 그린 ‘그리고 싶은 것(2012, 감독 권효)’ ‘침묵(2016, 감독 박수남)’ ‘에움길(2017, 감독 이승현)’ 등의 다양한 다큐멘터리와 극영화 9편을 상영한다.

‘침묵’은 재일조선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며 다큐멘터리 작업을 해온 박수남 감독(1935년 일본 미에현 생)의 작품이다. 영화에는 박 감독이 다큐멘터리 활동을 하면서 만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의 30여년의 시간이 생생히 기록돼 있다.

영화 ‘침묵(2016, 감독 박수남)’ 스틸. (제공: 한국영상자료원)
영화 ‘침묵(2016, 감독 박수남)’ 스틸. (제공: 한국영상자료원)

 

또 ‘에움길’은 ‘나눔의 집’을 중심으로 그곳을 지내온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그간 외부에는 공개되지 않았던 영상들이 수록돼 있어, 할머니들이 지내온 세월을 비롯해 ‘나눔의 집’을 거친 많은 분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한편 자료원은 이 기간 ‘나눔의 집’과 함께 할머니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소녀들의 기억’전시를 함께 개최한다. ‘소녀들의 기억’에 전시되는 그림들은 피해 할머니들이 1993년부터 미술 심리 치료를 통해 그려온 그림들로, 국가기록원 유품 유물로 등재된 작품들이다.

 

 

어린 시절 순수하기만 했던 ‘고향’에 대한 기억, 일본군에게 끌려가 ‘위안소’에서 생활한 당시의 ‘고통’과 그들의 ‘바람’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나눔의 집’과 국제평화인권센터의 주최로 올 한 해 동안 전국 순회 중이며, 8월에는 자료원과 함께 한다.

자료원은 “영화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번 특별전은 역사의 아픔을 공감하고 기억함으로써 피해 할머니들의 목소리에 작은 보탬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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