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21개 중 15개나 가격↑

10개 품목도 일제히 상승세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정부가 TF를 꾸리고 대응에 나섰지만 채소가격이 꺾일 줄 모르고 계속 고공행진이다. 일주일 새 또 15%가 올랐다. 생선류와 정육, 계란, 곡물가공품도 일제히 상승했다.

14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10일 기준 채소가격은 일주일 전보다 15.1% 올랐다. 21개 조사대상 채소 중 15개가 올랐고 6개만 가격이 내렸다.

가장 상승폭이 큰 채소는 양배추다. 양배추는 전주 대비 83.5%나 가격이 올랐다. 한포기 가격이 7600원으로 한달 전 2443원과 비교하면 3.11배나 급등했다. 

오이도 한주 사이 48.9% 올랐다. 이어 쪽파(41.2%), 풋고추(39.7%), 무(30.9%), 호박(21.9%), 깻잎(15.5%), 대파(12.1%), 감자(11.9%), 배추(11.4%) 등도 10% 넘게 가격이 올랐다. 배추 한포기 가격은 5570원으로 5천원을 넘어섰고 한달 전(3616원) 대비 54.0% 올랐다.

가격이 내린 채소는 양파(-4.9%), 당근(-4.6%) 고구마(-4%), 버섯(-3.8%), 콩나물(-0.9%), 포기김치(-0.1%) 등이다. 가격이 내린 품목들은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데다 당근, 고구마, 버섯 등의 하락폭은 지난주 상승 폭보다도 낮아 가격이 회복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가격 상승은 채소뿐 아니다. 참가격에서 조사하고 있는 13개 품목 중 수산가공품(-0.24%), 의약외품(-0.24%)만 제외하고 채소를 포함한 10개 품목 가격이 모두 올랐고 의류·신변용품만 0%로 변화가 없었다.

채소 다음으로 ‘세탁·주방·가사용품’이 4.21%로 가장 많이 올랐고 생선류(3.29%), 차·음료·주류(2.14%), 곡물가공품(2.36%), 정육·난류(1.35%), 이미용품(1.21%) 등도 상승했다.

7월 초부터 폭염이 지속되면서 물가가 요동치자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신임 장관은 취임식에서 “무, 배추, 감자 가격이 평년보다 2배 정도 유지돼 걱정”이라며 “폭염이 10일가량 지속하면 피해는 훨씬 커질 것으로 우려돼 특단의 조치를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농식품부는 지난달 18일 구성한 ‘고랭지 배추수급 안정 TF’를 10일 만에 ‘폭염 대응 농축산물 수급 안정비상 TF’로 확대 개편했다. 산지 기동반을 통해 50여개 밭의 생육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추가적인 품목별 수급안정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폭염에 물가상승까지 겹치며 서민은 울상이다. 이날 서울 용산구 한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 나왔다는 최미숙(가명, 56, 여)씨는 “손바닥만 한 양배추 반통이 4000원이 넘고 오이는 작은 거 4개에 3000원까지 올라 살 엄두가 안 난다”며 “당분간 대충 먹고 사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경연(가명, 36, 여)씨도 “15% 올랐다지만 실제 체감하는 건 그 이상”이라며 “무더위에 한달 내내 틀어놓은 에어컨 전기세까지 걱정해야 하는데 밥상물가라도 빨리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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