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천안=박주환 기자] 1931년 8월 13일 애국지사 강영각의 상항학생회 주체 연설문 내용. ⓒ천지일보 2018.8.13
[천지일보 천안=박주환 기자] 1931년 8월 13일 애국지사 강영각이 상항학생회 주체 환영 연설문 내용. ⓒ천지일보 2018.8.13

“1920~1930년대 하와이 한인사회 재조명 할 계기”

[천지일보 천안=박주환 기자] “일이 적던, 크던, 남이 알아주던, 말던 나에게 이익이 되던 해가 되던, 다 상관 말고 우리민족에게 조금이라도 유익이 될 것이면 그대로 나아가는 자가 참 인도자입니다.” 이글은 애국지사 강영각이 1931년 8월 13일 상항학생회 주체 행사에서 한 연설문 내용이다.

충남 천안시 목천읍 독립기념관(관장 이준식)이 제73주년 광복절을 맞아 하와이 한인사회의 민족지도자 강영각 후손으로부터 기증받은 자료를 13일 언론에 공개했다.

이날 공개한 자료는 1920년대와 30년대에 강영각과 하와이 한인 청년단체의 활동 모습을 담은 사진첩 2권(323매)과 그가 발행인이자 주필로 활동한 영자지 The Young Korean 35점과 The American Korean 24점 등 총 382점이다.

이를 통해 1920년대부터 1940년대 전반까지 하와이 한인사회에서 독립운동을 어떻게 지원했는지, 강영각이 열정적으로 청년들의 단합을 도모하고 청년들이 민족의식이 투철한 엘리트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온갖 활동을 벌인 모습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게 됐다.

또 이번에 공개된 신문자료는 미주 지역 한인사회의 최초로 영자신문으로 강영각이 한글 신문이 아닌 영자신문을 발간한 것에 대해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의 연구위원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주목하고 있다. 즉 한인사회보다 20배나 큰 규모의 일본인사회가 주류를 차지하는 하와이에서 영자신문 발간은 한국에 대한 왜곡된 뉴스를 정정하고 한국인의 우수성과 독립에 대한 의지와 노력을 직접적으로 발신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천지일보 천안=박주환 기자] 1921년 11월 제1차 대전 휴전 기념일 태극기 퍼레이드. ⓒ천지일보 2018.8.13
[천지일보 천안=박주환 기자] 1921년 11월 제1차 대전 휴전 기념일 태극기 퍼레이드. ⓒ천지일보 2018.8.13

더욱이 이 신문에서 매년 빠지지 않는 소식은 3.1절 관련 기사이다. 그들은 이날을 한국독립기념일로 기념하며 태극기 퍼레이드와 1000여명에 육박하는 한인 단체집회를 열고 집회에서는 애국가와 독립선언서 낭독, 만세삼창 등의 퍼포먼스를 하며 한국인의 독립에 대한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하는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강영각(1896~1946)은 평안남도 강서군 증산(甑山)에서 출생해 1905년 아버지를 따라 하와이 사탕수수농장 이민을 떠난 후 1909년 일가족이 샌프란시스코로 이거했다. 업랜드 공립초등학교 클레어몬트 공립중학교를 거쳐 클레어몬트 포모나대학을 졸업한 최초의 한국인으로 엘리트 청년이다.

미국에서 미국 교육을 받았지만, 강연회에서 연희전문을 나왔냐는 질문을 받을 정도로 한국어에 능숙했으며 민족주의사상의 소유자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1997년 건국포장을 받았지만, 그의 활동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더욱 이채로운 점은 강영각의 가족적 배경인데, 그의 부친 강명화와 네 명의 형(영대, 영소, 영문, 영상)은 대한인국민회와 흥사단의 중추적 역할을 한 지도자이자 재정후원자로 미주지역 한국독립운동사의 중요인물들이다. 강영각의 누나 영실의 남편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재무부장을 역임한 양우조이다. 이들은 모두 한 가족이 배출한 6명의 독립유공자로써 한국독립운동사의 진기록을 세우고 있다.

[천지일보 천안=박주환 기자] 독립기념관 홍선표 연구위원이 13일 애국지사 강역각 자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13
[천지일보 천안=박주환 기자] 독립기념관 홍선표 연구위원이 13일 애국지사 강영각 자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13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지난 6월 인수받은 기증 자료에 훼손된 부분이 많아 자료보존처리를 서둘러 마쳤다”며 “앞으로 영구보존하는 디지털화해 독립기념관의 전시·연구 교육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에 기증된 자료를 통해 1920~1930년대 하와이 한인사회에서 민족교육과 언론활동 모습을 재조명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는 중국 지역의 독립운동 명망가로써 이회영 일가가 있었다면 미주에는 강명화 가족이 있었다는 사실이 역사적으로 규명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전망했다.

언론 공개에 앞서 열린 자료 기증식에는 강영각의 딸 수잔강 여사(하와이 거주)와 국내에 거주하는 양인집 씨 등의 유족이 참석했다.

한편 이번에 기증된 자료는 모두 강영각 자신이 직접 자필 메모를 기록한 사진첩 2권과 그가 발행인이자 주필로 있던 영자신문으로 모두 최초로 세상에 공개되는 원본 자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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