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7시 55분께 경남 사천시 곤양면 남해고속도로에서 2011년식 BMW 730LD 차량에서 차량결함(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결함)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차량이 전소됐다. (제공: 경남지방경찰청) ⓒ천지일보 2018.8.9
9일 오전 7시 55분께 경남 사천시 곤양면 남해고속도로에서 2011년식 BMW 730LD 차량에서 차량결함(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결함)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차량이 전소됐다. (제공: 경남지방경찰청) ⓒ천지일보 2018.8.9

11일간 화재 9건… 하루 한대 꼴

견인차 역할 520d 판매 떨어져

국산차 판매 증가엔 영향없어

“충성고객 브랜드 바꾸지 않아”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연달아 발생한 BMW 차량 화재에 판매량 감소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만 해도 9대(11일 기준)의 BMW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해 판매량은 물론 소비자들의 신뢰마저도 잃은 상태다. 8월 초입부터 11일까지 11일간 화재 발생 횟수는 하루에 한대 꼴로 발생한 셈이다.

올해 들어 BMW 차량 주행 중 화재만 벌써 37건에 달한다. 이에 BMW는 지난달 26일 42개 차종 10만 6317대의 리콜 조치를 발표하고 오는 20일부터 이를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는 리콜 조치 전까지 리콜대상 차량에 대한 긴급안전진단 서비스만 진행 중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7월 BMW 520d의 판매는 절반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963대가 판매된 반면 7월은 523대가 판매됐다.

BMW의 실적에 견인차 역할을 해온 520d 모델의 판매 하락은 BMW의 전체 실적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수입차 시장에서는 BMW 판매순위 변동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기준으로 BMW는 3959대로 수입차 시장에서 2위를 지키고 있고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3054대로 그 뒤를 쫓고 있는 가운데, BMW를 떠난 고객들이 타 브랜드로 넘어가게 되면서 자동으로 순위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화재 이후 중고차 시장에 BMW 리콜대상 차량을 내놓은 소비자들이 2배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한 대꼴로 일어나는 화재위험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에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8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BMW 차량과 화재위험이 있는 차량은 구입과 매매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매매 차량 중에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량들도 빈번히 매매되고 있어 정부가 조치에 나선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일 리콜대상 BMW 차량의 중고차 매매 시 성능·상태 점검기록부에 리콜대상임을 명시하게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안전진단 여부를 구매자에게 명확히 알려주기 위한 조치다.

이번 사태로 있어질 판매 전망에 대해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BMW는 잠깐 주춤하다가 다시 일어설 것”이라며 “아우디폭스바겐도 배출가스 조작으로 곤욕을 치뤘지만 지금은 더 잘 팔고 있다”며 “수입차는 충성고객이 있기 때문에 차종을 바꾸더라도 브랜드는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소비자층에서 나오고 있는 ‘국산차 판매를 늘리기 위한 쇼가 아니냐’는 추측에 대해 이 연구원은 “BMW 화재가 국산차 판매확대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BMW는 고급 승용차로 국산차와 세그먼트가 달라 BMW가 안 팔린다고 현대·기아자동차가 더 팔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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