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대 학생대표들이 10일 오후 서울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명성교회 세습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출처: 명성교회 세습을 반대하는 신학생들. 장신대총학생회 페이스북)
장신대 학생대표들이 10일 오후 서울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명성교회 세습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출처: 명성교회 세습을 반대하는 신학생들. 장신대총학생회 페이스북)

예장총회재판국, 명성교회 세습 인정 후폭풍

동남노회비대위, 판결문 확인 재심 청구 방침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총회재판국이 명성교회의 세습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자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학생대표들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자세습을 강행한 명성교회를 향해 교단에서 떠나달라고 촉구했다.

장신대 학생들은 “명성교회가 불법세습을 감행한 점과 이를 정당화하는 총회재판국의 불의한 결정이 부끄럽다”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총회의 세습금지법을 무시한 총회재판국의 결정으로 인해 한국교회와 교단이 사회적으로 조롱거리가 된 사실에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면서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에게 자진 사임하고 세습을 철회하거나 명성교회가 교단을 탈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장통합총회를 향해 “명성교회의 불법적 행태와 이에 동조한 사람들, 김삼환·김하나 부자 목사를 권징해달라”고 요구했다.

전날 장신대학교 세습반대교수모임(세교모)도 명성교회 세습을 강하게 비판했다. 세교모는 ‘한국교회를 위해 목놓아 우노라’라는 제목의 격문을 통해 “총회재판국은 명성교회의 불법세습을 용인함으로써 법을 수호해야 할 마지막 보루로서의 자기 존재 가치를 스스로 내팽개쳐버렸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근조 통합총회’라고 불릴 정도로 교단이 심각한 위기의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세교모는 “김하나 목사는 교단의 근간을 뒤흔들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를 병들게 하는 이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지고 즉각 사임하라”며 “통합교단 총회가 바로 세워지고 현재 문제 교회의 세습이 철회돼 교회의 헌법이 수호되는 그 날까지 투쟁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명성교회 세습 일지. ⓒ천지일보
명성교회 세습 일지. ⓒ천지일보

예장통합 총회재판국은 지난 7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서울동남노회 결의 무효 확인소송’에서 8대 7로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청빙 결의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청빙결의를 반대한 7명 중 6명은 8일 총회장 앞으로 재판국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사직서에서 “헌법수호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무겁고 죄송한 마음으로 총회와 교계에 책임을 통감해 사직한다”고 사임 사유를 밝혔다. 오세정(연동교회) 장로도 추가로 사직서를 낼 예정이다.

한국교회 세습반대운동을 이끈 높은뜻연합선교회 대표 김동호 목사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명성교회 세습과 이를 용인한 총회재판국을 성토했다. 김 목사는 “조선이 일본에 합병당해 나라를 잃었듯이 교단이 명성에 눌려 수치를 당하게 됐다”며 “9월 총회에서 명성교회와 동남노회 그리고 총회재판국의 불법을 바로 잡아야만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교단이 강도를 만나 죽어가고 있다. 아니 기독교가 강도를 만나 죽어가고 있다”며 “못 본 척 그냥 지나가면 안된다. 끝까지 저항하라”고 동참을 호소했다.

한편 소송을 제기한 동남노회비상대책위원회는 판결문을 확인한 뒤 재심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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