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르포] 전주가맥축제 “오늘 만든 맥주 맛보니… 살아있네, 살아있어!”
[축제르포] 전주가맥축제 “오늘 만든 맥주 맛보니… 살아있네, 살아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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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가맥축제 모습. (제공: 하이트진로)
전주 가맥축제 모습. (제공: 하이트진로)

김인규 하이트진로 이사장 “세계축제로 만들 것”

당일 만든 맥주·독특한 안주 맛보러 온 1만여명

경찰 “당일, 단 한건의 사건사고 발생하지 않아”

[천지일보 전주=이영지 기자] 전라북도 전주에서 지속되는 폭염을 한방에 날릴 이색적인 맥주·안주 파티가 펼쳐졌다. 바로 전주가맥축제다.

지난 9일 저녁 기자는 하이트진로 전주공장에서 당일 만든 맥주를 바로 맛볼 수 있는 전국 유일무이한 축제 현장을 찾았다.

그 시각 오후 5시. 개막식까진 아직 2시간이 남았지만 전라북도 전주종합경기장 진입로는 벌써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다. 행사장 입구에 도착하자 청소년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줄지어 서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이들은 청소년이 아닌 99년생 이상 성인으로 성인인증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었다.

인증 절차를 마치고 ‘맥주를 마실 수 있다’는 증표인 보라색 팔찌를 착용한 청년들을 따라 경기장입구에 들어섰다. 드넓은 경기장 내부는 5000석 정도의 자리가 마련돼 이미 많은 사람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중앙 무대를 중심으로 U자 모양으로 안주가게들이 즐비해 있어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전주가맥축제의 규모와 명성을 가늠케 했다.

또한 ㈜하이트진로 직원들과 대학생·시민 봉사단(서포터즈) 등 300여명, 안전요원 20여명, 경찰 70여등도 전국에서 올 손님 채비를 마친 듯 곳곳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던가. 전주가맥축제하면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한 유명한 J가맥집(가게 맥주의 줄임말)으로 가장 먼저 발걸음을 향했다.

[천지일보 전주=이영지 기자] 한 여름밤의 시원한 맥주 축제인 전주가맥축제가 9일부터 11일까지 저녁 6시부터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가운데 지난 9일 오후 젊은이들이 친구들과 함께 축제장을 찾아 맥주를 마시며 축제를 즐기고 있다.

이 집은 40년 전통을 자랑하는 전주 가맥집으로 특히 연탄에 구운 황태구이와 독특한 소스로 유명하다. 전북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맛보았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이 집은 그 맛을 인정받아 올해도 수많은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24개 가맥집으로 선정돼 축제에 입성했다.

2대째 이 가맥집을 운영 중인 김정남(가명, 50대, 전주시 인후동)씨는 기자가 안주 맛의 비결을 묻자 “황태포는 일단 크고 좋은 것을 사용한다. 우리집 황태는 강원도 산”이라며 “연탄에 구우면 맛이 좋아진다”면서 더 이상은 비법을 알려주기 싫다는 듯 말을 아꼈다. 독특한 소스 맛의 비결은 물을 수 없었다.

발걸음을 옮겨 다른 가맥집을 찾았다. 아귀·갑오징어·꽃게포, 김부각·문어 등 지역 생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마른 안주는 물론 옛날통닭, 참치전, 두부김치, 제육볶음 등 없는 것이 없었다. 손님이라면 벌써부터 맥주 한잔을 떠올리며 마른침을 삼키기에 충분했다.

무대 왼편 맥주연못에선 수십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당일 팔려나갈 맥주를 부지런히 양동이에 얼음을 장미꽃과 함께 담고 있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얼음양만 30t이 넘었으며 맥주는 수천 병에 달했다.

또한 곳곳에서는 얼음 컬링, 소맥자격증 도전 등 소소한 행사도 함께 열리고 있었다. 현장에서 소맥자격증에 도전한 한 전주시민은 “자격증을 제가 따야하는 데 제 여자친구가 따서 씁쓸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천지일보 전주=이영지 기자] 한 여름밤의 시원한 맥주 축제인 전주가맥축제가 9일부터 11일까지 저녁 6시부터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가운데 지난 9일 맥주병 따기 대회에 참여한 시민의 모습 ⓒ천지일보 2018.8.9
[천지일보 전주=이영지 기자] 한 여름밤의 시원한 맥주 축제인 전주가맥축제가 9일부터 11일까지 저녁 6시부터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가운데 지난 9일 맥주병 따기 대회에 참여한 시민의 모습 ⓒ천지일보 2018.8.9

저녁 7시 30분이 되자 맥주성화가 완주와 전주한옥마을을 거쳐 중앙무대에 도착하면서 본격적인 개막식이 시작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장, 이근 가맥축제추진위원장, 송하진 전북도지사, 송성환 전북도의회 의장은 물론 지역 정치·언론인 등 각계각층 대표와 전주·전북도민·전국 관광객 등 8000여명(9시 30분경 경찰 추산)이 운집해 환호하며 함께 행사를 즐겼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이사장은 “벌써 4번째를 맞는 가맥축제를 여러분과 즐길 수 있게돼 매우 감동적이고 기쁘다”며 “날씨가 덥지만 이곳에 오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저희 하이트는 전북도민과 시민과 함께 이 축제를 대한민국 최고의 축제, 더 나아가 세계인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축제로 만들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하진 지사도 개막식에서 “가맥의 거품과 함께 무더위를 날리시는 시간되시길 바란다”고 축하하며 ‘전주가맥 세계로, 천년전북 미래로’를 외쳤다.

송하진 지사의 건배사, 시민들의 단체 축하 건배 세러머니, 가맥송 시상식 등 개막식에 이어 히든싱어의 선지훈 등 가수들의 축하무대와 지역 가수들의 콘서트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시간이 흐를수록 알싸하게 취한 시민들은 시원한 맥주를 마시면서 함께 사진도 찍고, 노래도 따라 부르고, 춤도 추는 등 즐거워했다.

군산에서 와서 친구들과 맥주를 마시던 이민영(가명, 여, 조촌동)씨는 “지난해에도 친구들과 함께 축제에 참석했는데 갈수록 가맥축제가 업그레이드되는 것 같다”며 “우리는 해마다 이곳에서 가맥을 즐기면서 추억을 앞으로도 계속 쌓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일보 전주=이영지 기자] 한 여름밤의 시원한 맥주 축제인 전주가맥축제가 9일부터 11일까지 저녁 6시부터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가운데 지난 9일 축제현장의 모습. ⓒ천지일보 2018.8.9
[천지일보 전주=이영지 기자] 한 여름밤의 시원한 맥주 축제인 전주가맥축제가 9일부터 11일까지 저녁 6시부터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가운데 지난 9일 축제현장의 모습. ⓒ천지일보 2018.8.9

9시가 넘자, 남녀노소 시민들이 더욱 모여들었고, 더 이상 자리가 없어 이곳저곳에 돗자리를 편 진풍경이 펼쳐졌고 중앙무대에선 이날의 하이라이트 행사라고 할 수 있는 병 따기 대회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병 따기 행사는 총 15단계로 오프너부터 시작해 주전자, 생수병, 의자, 코인(맥주와 교환, 일종의 상품권)등 따는 방법도 고난이도로 진행됐다.

맥주병 따기 대회를 지켜보던 이은혜(가명, 30대)씨는 “참가자들이 살짝 취해서인지, 병 따기를 정말 잘하고, 우승자는 마치 달인을 본 듯하다”며 “맥주축제가 이색적이면서도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으면서 재밌다”고 소감을 밝혔다.

돗자리에서 계모임 겸 맥주파티를 하던 이종근(가명, 50대, 광주광역시)씨도 “친구가 전주에 사는 데 해마다 축제기간에 우리를 불러서 오게 됐다”며 “우리는 안주 중에서 가장 팔리지 않는 메뉴만 골라서 먹는다. 서민경제에 도움을 주기위한 것도 있지만, 여기선 가장 맛없는 것도 맛있다”면서 흡족해 했다.

자원봉사들의 손과 발걸음도 바빠졌다. 올해로 성인이 됐다는 김민지(가명, 20, 전주시 인후동)씨는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며 “친구들과 함께 서포터즈에 지원해서 축제 전부터 사전교육을 받았다”며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많은 분들 얼굴에 웃음이 가득해서 기분이 참 좋다”고 말했다.

입구에서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봉사하던 덕진경찰 김모 경찰도 “지난해에 1명 미성년자 신고가 들어온 것 외엔 지금까지 사건, 사고가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오늘도 만취해 말썽을 일으키거나, 교통사고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만족해했다.

[천지일보 전주=이영지 기자] 한 여름밤의 시원한 맥주 축제인 전주가맥축제가 9일부터 11일까지 저녁 6시부터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가운데 지난 9일 축제에서 준비된 맥주들. ⓒ천지일보 2018.8.9 ⓒ천지일보 2018.8.10
[천지일보 전주=이영지 기자] 한 여름밤의 시원한 맥주 축제인 전주가맥축제가 9일부터 11일까지 저녁 6시부터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가운데 지난 9일 축제에서 준비된 맥주들. ⓒ천지일보 2018.8.9 ⓒ천지일보 2018.8.10

이근 전주가맥축제위원장은 “지난해보다 더욱 많은 시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가맥 노래방, 가맥투어 등 여러 가지 소통과 참여를 위해 다양하게 준비해왔다”며 “지역의 고유한 문화인 전주가맥축제를 3일 동안 개최하고 있으니 지역경제발전과 소상공인을 위해서 하고 있는 이 행사에 전 국민들이 많이 참여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가맥축제는 ㈜하이트진로전주공장과 전주시민들의 공동주최·주관한 민간·기업 합동 축제로 지역경제활성화는 물론 한 여름 밤, 전주만의 건전한 음주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지난해 방문객이 9만을 넘어섰으며 올해는 12만명으로 예상되는 국내에선 보기 드문 대규모 맥주축제로 오는 11일 저녁6시부터 11시까지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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