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르포-구미] 폭염 한달, 농심도 작물도 ‘탔다’… “어찌 사나, 실질대책 마련해야”
[폭염르포-구미] 폭염 한달, 농심도 작물도 ‘탔다’… “어찌 사나, 실질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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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구미=원민음 기자] 폭염이 지속되는 10일 오후 구미시 도개면 신곡리에서 폭염 피해를 입은 농작물 모습. ⓒ천지일보 2018.8.10
[천지일보 구미=원민음 기자] 폭염이 지속되는 10일 오후 구미시 도개면 신곡리에서 폭염 피해를 입은 농작물 모습. ⓒ천지일보 2018.8.10

기록적 폭염에 농작물피해 눈덩이

살수차 지원, 가뭄 해소엔 역부족

구미시, 폭염피해대책상황실 설치

피해농가에 5000만원 이상 지원

[천지일보 구미=원민음 기자] “아휴 하늘도 무심하시지 농사하는 사람 어떻게 살라고”

10일 구미시 도개면 신곡리에서 말라가는 밭을 바라보던 강모(70, 여)씨는 이렇게 말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가을 수확을 앞둔 시기에 초록빛이 돌아야 할 농작물들이 매일 35℃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가뭄까지 겹쳐 썩어지거나 말라 농사를 망쳐 버렸기 때문이다.

밭이 이렇게 메마른 사막처럼 변해버린 건 한 달간 이어진 지독한 폭염과 더불어 가뭄이 덮친 탓이다.

강씨는 “수십 년간 농사를 지었지만 이번처럼 작물들이 말라비틀어진 적은 없었다”며 “작물들을 수확해서 팔아야 대출받은 비료값과 내년 농사를 지을 수 있는데 이건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강씨는 복숭아 사과 포도 등을 키우는 농민이다. 작물 모두 폭염과 가뭄을 견디지 못해 알맹이가 쭈글쭈글해지거나 송이째 떨어지고 있으며 연이은 폭염에 고추 참깨 콩 율무 등 밭작물도 잎이 마르고 썩는 등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천지일보 구미=원민음 기자] 폭염이 지속되는 10일 오후 구미시 도개면 신곡리에서 폭염 피해를 입은 농작물 모습. ⓒ천지일보 2018.8.10 ⓒ천지일보 2018.8.10
[천지일보 구미=원민음 기자] 폭염이 지속되는 10일 오후 구미시 도개면 신곡리에서 폭염 피해를 입은 농작물 모습. ⓒ천지일보 2018.8.10 ⓒ천지일보 2018.8.10

지난달부터 시작된 폭염이 한 달 넘게 장기화 되면서 가축과 농산물에도 피해가 속출했고 10일 경상북도에 따르면 53여만 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고 밝혔다. 농작물의 피해는 총 957.8㏊ 가 폭염 피해를 입었으며 그 가운데 구미는 58.4㏊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나마 다행히도 전날인 9일 오후 6시부터 경북 곳곳에 국지성 소나기가 내렸지만 가뭄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구미시는 지난달부터 축산농가에 급·살수 지원을 실시하고 있었지만 임시 처방에 불과하다는 주민의 원성이 들려왔다.

강원도에서 구미로 내려와 농사를 짓고 산다는 이모(65, 구미시 선산읍)씨는 “물을 계속해서 지원해줘도 비가 오지 않으면 결국 농작물들이 다 죽을 수밖에 없다”며 “폭염은 사람에게도 재난이지만 농작물이나 가축에게도 피해가 크다. 얼른 실질적인 피해대책을 세워달라”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 때문에 농민들은 당분간 비 소식이 없다는 기상당국의 예보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으며 이에 구미시는 장세용 시장이 직접 관계 공무원들과 함께 폭염 농가를 방문해 과수 피해와 생육상황을 점검했다.

장세용 구미시장이 지난 3일 폭염피해 농가를 방문했다. (제공: 구미시)
장세용 구미시장이 지난 3일 폭염피해 농가를 방문했다. (제공: 구미시)

시는 폭염예방 대처를 위해 선산출장소에 폭염피해 예방 대책 상황실을 설치 농작물 생육상황 및 가축피해 예방과 임산물 재배농가와 산림사업장에 대해서도 일제 현장점검을 강화중이다. 또 폭염으로 일소현상이 나타나는 과수(사과 포도 복숭아 자두 등)농가 256㏊와 인삼재배 농가 45㏊에 대해 4900만원을 지원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탄산칼슘을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축산농가에 대해서도 가축피해 예방을 위해 가축 면역증강제 제공을 위해 예비비 800만원을 편성해 지원하고 앞으로 폭염이 장기화가 예상됨에 따라 중앙정부에 폭염 예방시설·장비 지원사업을 신청키로 했다.

아울러 10일 구미에서 열린 읍면장 폭염 대책 회의를 통해 농업과 축산분야에 대한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했다.

지원책의 주 내용은 ▲폭염대응 상황실 운영 ▲농작물과 가축 피해예방 현장 점검반 운영 ▲폭염대비 축산농가 SMS 문자 발송 ▲마을 앰프 방송 실시 ▲가축 피해 농가 신고 안내 등 이다.

조석희 선산출장소장은 “읍면지역 현장점검을 철저히 하고 피해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히 대처해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집중하고 지원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자가 만난 농민들은 시의 관심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발생한 후 대책’ 또는 ‘농민이 체감하는 데는 부족하다’는 지적으로 행정당국에 더욱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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