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의 댓글 여론조작 행위를 공모한 혐의로 특검에 재소환된 가운데 ‘드루킹’ 김모씨가 10일 새벽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치고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1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의 댓글 여론조작 행위를 공모한 혐의로 특검에 재소환된 가운데 ‘드루킹’ 김모씨가 10일 새벽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치고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10

드루킹 “김 지사와 문재인 캠프 핵심도 봤다”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댓글 여론조작 사건’의 주범 ‘드루킹’ 김동원(49, 구속)씨가 지난해 대통령선거 한 달여 전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후보의 선거 홍보전략을 입수해 김경수 경남도지사 측에 건넨 정황을 허익범 특별검사팀(특검팀)이 확보해 진위를 수사하고 있다고 10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특검팀은 드루킹이 이끈 문재인 대통령 지지모임 ‘경제도사람이먼저다(경인선)’에서 작성한 안 전 후보의 대선 홍보전략 문건을 입수했다. ‘대선관련 정보보고’라는 제목의 문건은 지난해 4월 3일 작성한 것으로 돼 있다. 표지를 비롯한 명함 사진까지 총 A4용지 5장 분량이다.

이 문건에서 ‘문재인에 대한 공격포인트’라는 항목에는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던 양향자(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가 반올림(삼성전자 반도체 피해자 관련 단체) 시위에 대해 비난한 사건으로 문재인이 이미지가 많이 깎였다’고 적혀 있다.

또한 ‘그런 문재인이 재벌개혁을 진짜 하겠냐 하는 프레임으로 갈 예정’이라고 쓰여 있다.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는 2016년 1월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위원으로 영입됐다.

‘문재인과의 차별화 전략’이라는 항목에는 ‘안 후보의 약점은 박지원(민주평화당 의원) 이미지’라고 했다. 이어 ‘김기춘 같은 이미지가 떠버려서 그 부분을 희석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 등) 젊고 미래비전을 보여주는 영상을 제작, 문재인과 차별화를 둘 것’이라고 나와 있다.

해당 문건은 지난해 3월 28일 드루킹의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 ‘보람엄마’ 이모씨가 정리한 것으로 특검팀은 파악하고 있다. 문건에는 안 전 후보 측 캠페인팀장에게서 이 내용을 들은 동영상 제작 전문업체 대표 A씨로부터 제보 받은 것이라고 기록돼 있다.

보람엄마는 이 내용을 정리한 ‘광고대행사와 회의내용.docx’ 파일을 텔레그램으로 드루킹에게 보냈다. 드루킹은 지난해 4월 4일 제목을 ‘대선관련 정보보고’로 바꿔 출력한 뒤 밀봉해 ‘성원’ 김모(49)씨를 통해 김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이었던 한모(49)씨에게 건넸다고 진술했다.

특검팀이 확보한 드루킹과 정치권 인사와의 통화 녹음 파일(올해 2월 26일)에서도 “김 지사에게 안 후보 측 대선 전략을 빼내 건넸고, 김 지사와 문 캠프의 핵심인사 B씨도 읽었다”는 드루킹의 과시성 발언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구속수사 및 특검 기간 연장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해 진실을 규명하라”는 논평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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