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혜옥 기자] 배우 전동석과 박민성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열린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프레스콜에 참석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3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배우 전동석과 박민성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열린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프레스콜에 참석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3

 

2014년 초연 이후 9개 부문 상 휩쓸어

日 현지 공연서 뜨거운 호평… 연일 매진

박은태 “삼연, 완성형”… 전개·드라마 조화

주·조연 배우 전원 1인 2역 맡아 ‘이례적’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신이 되려 했던 인간과 인간을 동경했던 괴물. 애증의 복수가 시작된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극작·연출 왕용범)’이 2년 만의 공백을 깨고 화려하게 컴백했다. 한국 창작 뮤지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받는 ‘프랑켄슈타인’이 삼연으로 돌아왔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2014년 초연 당시 제8회 더 뮤지컬 어워즈 올해의 뮤지컬과 올해의 창작 뮤지컬에 동시 선정된 것을 비롯해 총 9개 부문을 휩쓸며 한국 창작 뮤지컬의 저력을 과시했다.

재연에선 98%의 객석 점유율을 기록한 데 이어 폐막 주까지 누적 관객 24만 명을 동원했을 뿐만 아니라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3주간 공연을 연장하는 등 작품성과 화제성을 인정받으며 한국 뮤지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일본의 대형 제작사 토호 프로덕션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1000석 이상의 대극장 공연으로는 한국 창작 뮤지컬 최초로 일본 라이선스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2017년 1월 일본 현지 공연에서는 현지 언론과 관객들에게 뜨거운 호평을 받아 연일 매진을 기록하는 등 한국 창작 뮤지컬 대표작으로 이례적인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배우 박민성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열린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프레스콜에 참석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3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배우 박민성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열린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프레스콜에 참석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3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공연 중인 ‘프랑켄슈타인’은 1818년 출간된 메리 셸리(Mary Shelley)의 소설을 원작으로 신이 되려 했던 인간과 인간을 동경했던 피조물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이기심과 생명의 본질을 재고하게 하는 창작 뮤지컬이다.

줄거리는 이렇다. 19세기 유럽 나폴레옹 전쟁 당시 스위스 제네바 출신의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어릴 적 흑사병으로 어머니를 여읜 뒤 죽은 사람을 되살려내는 연구에 집착하다가 전쟁터에서 ‘죽지 않는 군인’을 연구하기 시작하다. 그러던 중 신체접합술의 귀재 ‘앙리 뒤프레’를 만난다. 빅터의 확고한 신념에 감명받은 앙리는 그의 실험에 동참하지만 종전으로 연구실은 폐쇄된다. 제네바로 돌아온 빅터와 앙리는 연구실을 프랑켄슈타인 성으로 옮겨 생명 창조 실험을 계속해 나가는데, 피조물이 창조되지만 예상치 못했던 사건으로 홀연 사라지고 만다. 3년 후, 줄리아와의 결혼을 앞둔 빅터 앞에 괴물이 돼버린 피조물이 나타난다.

‘프랑켄슈타인’ ‘벤허’ 등 수많은 대작을 흥행시킨 왕용범 연출은 세 번째 시즌을 맞아 작품 특유의 묵직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초연과 앙코르 공연의 결과물을 고려해 완성도를 높였다. 왕 연출의 ‘신(神) 3부작’ 중 첫 번째인 ‘프랑켄슈타인’은 ‘신이 되고자 했던 인간’을 그리며 잘못된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 생명의 본질 등을 깊이 있게 다룬다.

빅터 프랑켄슈타인 역을 맡은 박은태는 ‘프랑켄슈타인’의 삼연을 “완성형”이라고 표현했다. 그의 말대로 삼연은 크게 바뀐 것은 없지만 작품의 탄탄한 스토리와 극적인 전개, 강렬한 선율의 음악이 ‘프랑켄슈타인’ 특유의 분위기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배우 민우혁과 한지상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열린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프레스콜에 참석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3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배우 민우혁과 한지상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열린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프레스콜에 참석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3

 

서숙진 무대 디자이너의 무대는 단연 압권이다. 숲속과 성벽, 격투장, 북극 등 수시로 바뀌는 웅장한 무대는 눈을 즐겁게 한다. 여기에 사실적인 음향효과는 관객의 청각을 자극한다. 특히 총을 쏘는 장면이나, 바람이 부는 장면, 번개가 치는 장면 등은 실제인 것처럼 느껴져 움찔하는 관객도 있었다.

이 작품의 특징 중 하나는 이례적으로 주·조연 배우 전원이 1인 2역을 맡는다는 것이다. ‘빅터 프랑켄슈타인’ 역과 ‘자크’, ‘앙리 뒤프레’와 ‘괴물’, ‘엘렌’과 ‘에바’, ‘줄리아’와 ‘까뜨린느’ 등 주역들이 모두 1인 2역이다. 이들은 1막에서 괴물이 탄생한 뒤 다른 배역으로 등장했다가 다시 원래 배역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력과 가창력 때문에 관객들은 공연 중 같은 배우라는 것을 알지 못하다가 끝난 후 “이 배우가 그 배우였어?”라며 탄성을 내질렀다.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배우 이지혜가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열린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프레스콜에 참석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3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배우 이지혜가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열린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프레스콜에 참석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3

 

삼연에는 성공 신화를 끌어낸 류정한, 전동석, 박은태, 한지상, 서지영, 안시하, 이희정, 김대종 등을 필두로 민우혁, 카이, 박혜나, 이지혜, 이정수 등이 새로 투입돼 신선한 매력으로 힘을 배가시킨다. 왕용범 연출은 1인 2역을 맡은 배우들에게 각자의 캐릭터를 탄생시키라고 주문했다. 이에 배우들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자 자신의 특징을 살려 열연한다.

전반적으로 극은 무겁기 때문에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 특유의 화려함과 유쾌함을 기대하고 관람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배우들의 뛰어난 열연과 곳곳에 숨겨진 유머, 작품에 담긴 메시지는 막을 내린 후 관객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남겨준다. 공연은 오는 26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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