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행위를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0일 새벽 서울 섳구 허익범 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1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행위를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0일 새벽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10

“킹크랩 허락했다 vs 본 적도 없다”

특검팀, 혐의 입증 위해 총력 조사

‘특검, 드루킹 진술에 의지’ 관측도

보수 야당 “특검 수사기간 연장해야”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드루킹’ 김동원(49, 구속)씨의 댓글조작을 공모한 혐의 등을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허익범 특별검사팀(특검팀)의 2차 소환조사에서 진행된 드루킹과의 대질신문을 마치고 귀가했다.

김 지사는 10일 새벽 5시 20분께 특검팀의 2차 소환조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 특검사무실을 나왔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저는 특검이 원하는 만큼 원하는 모든 방법으로 조사에 협조하고 충실하게 소명했다”며 “이제는 특검이 어떤 정치적 고려도 없이 오직 진실에 입각해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답을 내놓을 차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경남으로 내려가서 도정에 전념하고 경제와 민생 살리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그동안 함께 응원하고 격려해주시고 믿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앞서 특검팀은 전날 오전 9시 30분께 김 지사를 컴퓨터 장애 등 업무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두 번째 소환조사를 시작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댓글조작 공모 혐의를 둘러싸고 김 지사와 드루킹의 대질신문도 진행됐다.

1차 수사기간이 보름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특검팀은 김 지사와 드루킹의 대질신문에 총력을 쏟으며 혐의를 입증할 유의미한 진술을 받아내기 위해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왼쪽)가 드루킹의 댓글 여론조작 행위를 공모한 혐의로 특검에 재소환된 9일 오후 ‘드루킹’ 김모씨(오른쪽)가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이날 허 특검팀은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드루킹’ 김모씨를 나란히 소환했고 대질신문을 통해 ‘킹크랩 시연회’의 진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 모두 대질신문에 동의한 만큼 저녁 시간 이후부터는 대면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천지일보 2018.8.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왼쪽)가 드루킹의 댓글 여론조작 행위를 공모한 혐의로 특검에 재소환된 9일 오후 ‘드루킹’ 김모씨(오른쪽)가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이날 허 특검팀은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드루킹’ 김모씨를 나란히 소환했고 대질신문을 통해 ‘킹크랩 시연회’의 진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 모두 대질신문에 동의한 만큼 저녁 시간 이후부터는 대면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천지일보 2018.8.9

드루킹은 대질신문에서 “김 지사가 감탄을 표하거나 ‘킹크랩(댓글조작 프로그램)’ 사용을 허락해달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고 주장했다고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킹크랩은 본 적도 없다”며 상반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질조사를 두고 법조계 일각에서는 특검팀이 물증 확보에 실패해 드루킹의 진술에 의지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특검팀은 드루킹이 사무실로 사용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산채) 내부의 폐쇄회로(CC)TV 영상 등 물적 증거가 없는 상황이다. 핵심 쟁점인 ‘김 지사의 캥크랩 시연회 참여 여부’를 물리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다.

앞서 특검팀은 대질조사를 통해 최대한 진실에 접근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드루킹이 김 지사에게 오사카 총영사직을 청탁한 인물인 도모 변호사의 구속영장도 거듭 기각된 상황 속에서 수사 동력이 떨어졌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검팀은 김 지사에 대한 2차 소환조사 내용을 분석해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또한 오사카 총영사 청탁 문제로 도 변호사를 직접 만나 면담했다고 알려진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지난 2016년 김 지사에게 드루킹을 소개했다고 알려진 송인배 정무비서관 등에 대한 소환조사 여부도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다.

박상융 특검보는 “수사기간이 보름 정도 남았는데 빨리 판단해 일정을 잡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의 수사기한은 60일로, 46일째에 접어들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야당에서는 특검팀의 수사기한을 연장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 8일 비대위·중진연석회의에서 “김 지사, 송 비서관, 백 비서관의 커넥션을 밝히는 데 충분한 시간이 보장돼야 한다”며 특검 수사기간 연장을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지난 9일 드루킹 특검과 관련해 “필요하다면 이제는 수사기간 연장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한편 특검 사무실을 나온 김 지사는 차량으로 이동하던 도중 그의 구속을 촉구하는 한 시민에 의해 옷깃을 붙잡혔고 벗어나려 움직이려는 찰나 옷의 단추가 떨어지는 등 거센 반발을 받았다.

앞서 김 지사가 특검사무실을 나오기에 전 이날 특검사무실 앞에서는 그의 구속을 촉구하는 대한애국당 측 시민들과 그를 지지하는 시민들 간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