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호 태풍 야기 예상진로도. (제공: 기상청)
제14호 태풍 야기 예상진로도. (제공: 기상청)

 

폭염 수위 태풍 진로 따라 결정

기상청, 3가지 시나리오 제시

韓 지나면 폭염 한풀 꺾일 듯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올해 14번째 태풍 ‘야기’의 진로에 따라 다음 주 폭염 수위가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상청은 “중국 방향으로 움직이던 태풍 야기가 서울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생겼다”며 “제주도 인근을 지난 뒤 경로가 꺾일 것으로 보인다”고 9일 전했다.

제14호 태풍 야기(YAGI)는 일본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염소자리(별자리)를 의미한다. 야기는 바람3급(17~24㎧)으로, 바람 3급은 초속 20m의 바람이 불어 끈을 꽉 조였던 등산 모자가 벗겨지고 제대로 숨쉬기도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일본 오키나와 부근에서 발생한 야기는 이날 오후 3시 발생 지점에서 멀지 않은 해상에서 시속 9㎞의 속도로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후 점차 북서쪽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보이나 문제는 야기의 진로를 구체적으로 예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지난 29일 밤 해운대해수욕장에는 제12호 태풍 종다리 영향으로 파도가 높게 몰아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30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지난 29일 밤 해운대해수욕장에는 제12호 태풍 종다리 영향으로 파도가 높게 몰아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30

 

12~13일 제주도 서귀포 남서쪽을 시작으로 한반도를 지날 수도 있다.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 비바람으로 폭염은 한풀 꺾이겠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 무더위가 계속되겠다.

기상청은 “다음 주 폭염은 태풍 상황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 태풍이 완전히 조직화하지 않아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매우 유동적임을 고려해야할 것”이라며 “하지만 태풍의 경로에 따라 폭염 전망은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로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야기가 북상하면서 서해안을 지나 한반도 중·북부 지방을 통과한다는 게 첫 번째 시나리오다. 태풍이 한반도를 관통하면 폭염은 조금 해소되겠으나 태풍에 대한 대비는 필요하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북상하는 야기가 중국 동쪽 해안에 가깝게 산둥반도를 지나는 진로를 잡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반도의 서쪽 지역이 비바람의 영향으로 폭염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태풍의 크기가 작고, 세력이 충분하지 못하면 태풍에서 나오는 수증기의 유입이 적고 비가 내리지 않아 폭염을 누그러뜨리기는 힘들다.

마지막은 야기의 진로가 서쪽으로 기울어져 중국 동쪽 해안에 상륙해 내륙으로 진로를 잡는 것이다. 이 경우엔 한반도에 비가 내리지 않을 뿐 아니라 난기를 끌어올리면서 14일 이후까지 찜통더위가 이어질 수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둔 기상청은 “해상에서 열대 저압부로 약화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매우 유동적인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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