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유소년 축구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단 등 151명의 방북을 승인했다. 통일부가 9일 밝힌 내용을 보면 남북체육교류협회가 신청한 평양 국제유소년 축구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단 84명, 기자단 26명, 참관단 25명, 대회운영위원 16명 등 모두 151명에 대한 방북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단일 축구대회에 참석하는 인원으로는 당초 계획보다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그래도 큰 규모이다. 대규모의 선수단에 참관단 그리고 기자단까지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최근 북핵 해법을 놓고 북미 간에 좀 진전이 있는 듯 보이면서도 아직 손에 잡히는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종전선언’을 하는 문제를 놓고서도 계속 이견만 반복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9일 “종전선언 발표로 북미 사이에 군사적 대치 상태가 끝장나면 신뢰 조성을 위한 유리한 분위기가 마련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을 압박하는 논평을 낸 것도 이런 배경이다.

그러나 미국의 태도는 완강해 보인다. 북한이 더 분명하게 북핵 폐기를 위한 가시적 조치를 내놓으라는 것이다. 사실 ‘싱가포르 북미회담’ 이후 북한은 미군유해 송환 등을 비롯해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미국도 북한의 이런 노력에 화답하면서 대화 채널을 이어가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상황은 북미 간 외교적 주도권을 잡기 위한 힘겨루기 정도로 보인다. 그리고 북핵 폐기의 전체적 일정을 관리하면서 서로 유리하게 대화 채널을 이끌고 가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매 단계마다 ‘국익의 최대화’를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여전히 불신이 팽배한 북미관계에 우리 정부가 그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운전자론’이 주목되는 것도 이런 배경이다. 따라서 남북 간의 신뢰관계는 그 열쇠가 되는 셈이다.

이런 시점에서 남북이 9일 경기도 파주에 있는 경의선 출입사무소(CIQ)에서 철도공동연구조사단 2차 회의를 열고 북한 철도에 대한 공동조사 일정 등을 논의했다. 남북이 조만간 북측 지역의 철도 현장으로 달려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 정부가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유소년 축구대회에 참석을 요청한 남북체육교류협회의 방북을 승인한 것이다. 남북관계의 신뢰 회복을 위해 애쓰는 우리 정부의 자세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혹여 소모적인 논란이 될 수도 있기에 대북제재 위반 소지가 없는지도 면밀히 검토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진정성이 느껴진다. 지금의 평화체제 기조는 반드시 살려야 한다. 그리고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의 참화, 아니 그 그림자라도 남겨서는 안 된다. 이런 점에서 평양 국제유소년 축구대회 참가를 승인한 정부의 이번 조치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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