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행위를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행위를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9

특검 “김 지사 소환, 더 없다”

김경수 “본질 떠난 수사 않길”

송인배·백원우 소환 주중 결정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특검팀)이 9일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2차 소환했다. 오후엔 ‘드루킹’ 김동원(49, 구속)씨를 소환해 두 사람의 대질신문도 진행한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 서초구 특검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출석했다.

그는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여러 차례 밝혔듯이 수사에 충실히 협조하고 당당히 수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은 지금도 변함없다”며 “하루속히 진실히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렇지만 본질에 벗어난 조사는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면서 “하루속히 경남도정에 집중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한 번 특검팀에도 정치 특검이 아니라 진실을 밝히는 진실 특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드루킹에게 정책자문을 요청한 이유가 뭐냐는 기자의 질문엔 “국민에게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 지사가 드루킹과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정책자문도 구한 정황이 드러나 두 사람이 단순한 정치인과 지지자의 관계를 넘어섰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댓글 여론조작 사건의 주범 드루킹도 오후 2시 특검팀에 출석했다. 특검팀이 김 지사와 드루킹을 같은 날 나란히 소환하면서 두 사람이 마주 앉아 진실 공방을 벌이게 됐다.

박상융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을 열고 “드루킹의 진술 내용과 김 지사의 진술 내용이 서로 다른 점에 대해 두 사람 모두 거절하지 않는다면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서 대질조사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 측은 대질실문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 6일 특검팀에 첫 출석해 18시간이 넘는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이후 조서열람을 마치고 7일 새벽 3시 50분쯤 귀가했다.

밤샘 조사가 이뤄졌음에도 특검팀이 계획한 조사 분량의 절반 정도만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지사의 2차 소환도 고강도 마라톤 조사를 예고한 특검팀은 드루킹과의 대질신문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김 지사 측 오영중 변호사도 “진실규명을 위해 필요하다면 대질신문이 아니라 그 어떤 것에도 기꺼이 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의 댓글 여론조작 행위를 공모한 혐의로 특검에 재소환된 9일 오후 ‘드루킹’ 김모씨가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의 댓글 여론조작 행위를 공모한 혐의로 특검에 재소환된 9일 오후 ‘드루킹’ 김모씨가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9

대질신문에서는 검사나 수사관이 사건 관련자 2명의 조사실을 수시로 오가며 진술을 맞춰보는 ‘간접 대질’ 방식 보다는 드루킹과 김 지사를 한 공간에 마주 앉아 진행하는 ‘직접 대질’ 방식이 유력하다.

이는 김 지사가 댓글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의 시연회를 봤다고 주장하는 드루킹과 킹크랩의 존재 자체를 모른다고 부인하는 김 지사 중 누가 진실과 거짓을 말하는지 확실하게 가려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지난 2016년 11월 9일 경기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열린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해 킹크랩 운용을 승인·묵인하는 식으로 댓글조작을 공모했다고 본다.

수사 막바지에 접어든 특검팀은 김 지사에 대한 조사를 마친 후 그간 확보한 증거와 진술을 정리해 그의 신병 처리 방향을 검토할 계획이다. 아울러 가급적이면 이날을 마지막으로 김 지사에 대한 소환조사는 마무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이후 인사청탁 의혹에 이름이 오르내린 청와대 송인배·백원우 비서관의 소환에 대해 이번 주 내로 결론을 낸다는 방침이다. 송 비서관은 김 지사에게 드루킹을 연결시켜주고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백 비서관은 드루킹이 오사카 총영사에 추천한 도모(61) 변호사를 직접 면담해 관련성을 의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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