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 영화 ‘인랑’ 왜 논란인가
[통일칼럼] 영화 ‘인랑’ 왜 논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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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 

 

현재 개봉중인 영화 ‘인랑’의 원작 ‘견랑전설’은 1999년 제작된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다. ‘공각기동대’로 유명한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오시이 마모루가 각본을, ‘공각기동대’의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한 오키우라 히로유키가 감독을 맡았었다.

시대배경을 한반도로 탈바꿈한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홍보사이트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남북한 정부가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강대국의 경제 제재가 이어지고, 민생이 악화되는 등 지옥 같은 시간이 이어지고 있는 혼돈의 2029년. 통일에 반대하는 반정부 무장테러단체 ‘섹트’가 등장하자 ‘섹트’를 진압하기 위해 설립된 대통령 직속의 새로운 경찰조직 ‘특기대’가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한다. 이에 입지가 줄어든 정보기관 ‘공안부’는 ‘특기대’를 말살할 음모를 꾸민다. 절대 권력기관 간의 피비린내 나는 암투 사이, ‘특기대’ 내 비밀조직 ‘인랑’에 대한 소문이 떠도는데…. 늑대로 불린 인간병기 ‘인랑’…’

여기에 실제 이 영화에서 단역을 맡은 영화배우가 논란의 불씨를 당겼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영화 ‘인랑’에 단역으로 출연한 배우 유상재가 ‘인랑’의 낮은 평점에 관해 “평점테러를 가하고 있는 몰상식하고 저열한, 정치색을 띤 작전세력이 온라인상에서 판을 치고 있음이 분명하게 느껴진다”며 “정권이 바뀌었어도 댓글부대는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고 그들에 의한 여론몰이는 여지없이 관객들에게 전이되어 관객들이 발길을 돌리게 만들었고 결국 그들이 의도했던 대로 개봉관 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네티즌들은 여러 의견들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 이 영화를 본 필자 또한 상당한 의문을 가지고 있었던 게 사실이었다. 하필이면 지금과 같은 시기에 통일의 과정을 할렘가를 연상케 할 만큼 침울한 상황으로 묘사했고, 외세의 제재로 인해 경제적으로 피폐한 여건에서 反통일 세력이 테러조직을 만들어 사회를 더욱 혼란으로 치닫게 한다고 설정했을까. 물론 영화라는 가상적 공간과 픽션이라는 가정 하에 눈요기 정도로 볼 수도 있겠지만, 원작인 일본의 애니메이션에서는 실제 감독이 당시 일본의 전공투(全共鬪)라는 시대적 혼돈상황을 목도하면서 제작했다는 것을 보면, 한국 감독의 의도 또한 심상치 않음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 영화를 통해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한반도의 통일을 바라지 않는 외세는 과연 어디일까 하는 부분과, 뜬금없이 외세의 제재로 경제가 피폐해지는 상황은 현 대한민국적 상황으로 볼 때 지극히 편파적인 해석이고, 정부의 책임이라는 눈앞의 실정(失政)을 손바닥으로 가리려는 기만술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통일은 이 같은 혼란과 위기를 동반하기에 우리가 추진할 방향이 아니고, 종국적으로 전쟁의 위험 없이 따로따로 평화롭게(연방제로) 사는 게 정답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의도의 영화로 비쳐지는 것은, 비단 필자만이 느낀 것은 아니리라….

전쟁 없는 연방제라는 것은, 미국, 영국, 독일 등과 같이 하나의 동일한 체제 속에서 정치, 행정적 의미로서 가능한 모델이지, 체제는 물론이고 민족의 동질성조차 이질화된 한반도에서는 가당치도 않은 말장난임을 깊이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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