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9월 11일을 ‘코란 소각의 날’로 주도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존스 목사. (연합뉴스)

9.11 9주년 추모일 소각 예고… 세계적 비난 빗발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미국의 한 목사가 9.11 테러 9주년 추모일에 코란(이슬람 경전)을 불태우겠다고 선언해 세계적인 논란이 빗발치고 있다. 이번 일로 미국을 상대로 국가적 갈등이 일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 주 게인스빌 소재 복음주의 교회 ‘도브 월드 아웃리치 센터(Dove World Outreach Center)’의 테리 존스(58) 목사는 지난 7월 말부터 “이제 교회·정치인들은 일어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노(No)’라고 말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급기야 지난 5일 주일예배 설교에서 오는 11일에 코란을 불태우겠다고 발표했다.

존스 목사의 ‘코란 화형식’ 발언이 인터넷으로 급속히 퍼지자 무슬림(이슬람 신도)들의 반발이 거세어졌으며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나서서 심각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존스 목사는 10일 코란 소각 계획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가 다시 번복하며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처음 소각 계획을 철회했을 당시 존슨 목사는 미국 플로리다 중부지역 이슬람 지도자인 이맘(이슬람 성직자) 무하마드 무스리와 함께 9.11 테러가 발생한 뉴욕 맨해튼의 ‘그라운드 제로’ 인근에 설치하려던 이슬람사원 부지 이전을 합의했다고 판단해 9일 코란 소각 계획을 철회했었다.

하지만 무스리가 “뉴욕의 이슬람교계 지도자들로부터 부지 이전에 관한 어떠한 제안도 없었으며 다만 평화적으로 해결하고자 회동하는데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하자 존슨 목사는 철회한 지 몇 시간 만에 다시 “코란 소각 철회 결정을 다시 생각해 보겠다”며 코란 소각을 재개하겠다고 나섰다.

지난 발언 이후 반이슬람 지지자들은 존스 목사 교회에 코란을 보내며 그를 지지하고 나섰으며, ‘코란 화형식’ 예고를 접한 중동 및 이슬람권 국가는 거센 반발과 함께 규탄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는 수천 명이 미국대사관을 둘러싸고 코란 화형식을 취소할 것을 촉구했으며 6일 아프가니스탄 가불에서는 수백 명이 모여 항의 집회를 열고 존스 목사 사진과 성조기를 소각하며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번 사태를 수습하고자 이슬람계 청년 지도자들을 초청한 만찬행사에서 코란 화형식과 관련해 “무례하고 수치스러운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교황청의 ‘종교 간 대화 평의회(PCID)’도 8일 성명을 발표해 존스 목사를 비난했다.

반면 뉴욕 블룸버그 시장은 7일 코란 소각에 적극적인 지지표현은 없었으나 “표현의 자유를 적시한 미국 수정헌법 1조는 누구에게나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며 8일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일각에서는 존스 목사가 자신의 교회 주일예배 출석인원이 50여 명에 불과한 소형교회임을 감안해 9.11 테러 추모일을 겨냥한 교회선전용으로서 이 같은 행동을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존스 목사는 이슬람 지지자들에게 100건이 넘는 살해 위협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뜻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존스 목사는 극단주의 이슬람 혐오주의자로 알려져 있으며 책 <이슬람은 악마>를 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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