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제주 비자림로 관련 청원글. (출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천지일보 2018.8.9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제주 비자림로 관련 청원글. (출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천지일보 2018.8.9

제주도, 교통량 해소 위해 필요

환경단체,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

靑 국민청원 4800명 돌파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2002년 건설교통부(건교부)가 선정한 제1회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 1위로 뽑혔던 제주도 비자림로(1112로)가 도로 확장으로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

제주도는 지난 2일부터 제주시 구좌읍 대천교차로에서 송당리로 이어지는 비자림로 약 2.94㎞ 구간에 왕복 2차선 도로에서 4차선 도로로 확장공사를 시작했다. 이 공사는 2021년 6월까지 진행되는 대규모 공사다.

도로 주변에 있는 삼나무들은 하루에 100여 그루씩 베어져 총 2400여 그루가 없어질 전망이다.

제주 비자림로는 5·16교차로에서부터 대천동 사거리, 구좌읍 평대리 평대초등학교까지 이어지는 27㎞의 긴 도로로, 삼나무들이 도로 주변에 세워져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지난 2002년 건교부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할 만큼 관광객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는 이 도로가 환경영향평가 대상 사업 규모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지난 2015년 5월 소규모 영향평가 협의를 완료했다. 제주도는 “동부지역 교통량 해소를 위해 도로 확장 공사가 필요하다”며 “삼나무가 자연림이 아니기 때문에 (베어내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난 7일 제주환경운동연합은 “비자림로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제주도는 당장 공사를 중단하고 삼나무 숲길 보전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필요한 사업이라도 숲길을 보전하면서 사업의 기대효과를 얻을 수 있는 대안 모색이 우선”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환경은 한 번 훼손되면 복원하기 어렵다”며 “관광 명소도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라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비자림로에 관련한 청원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청원자는 ‘제주도의 아름다운 비자림이 파괴되지 않게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생각없는 탁상 공론으로 제주를 망가트리고 있다”며 “당장 공사를 멈춰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8일부터 시작된 이 청원은 하루만에 4800명이 넘는 동의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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