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가격 뛰고 우유까지 오른다… 서민은 “줄이고 안 먹는다”
채소가격 뛰고 우유까지 오른다… 서민은 “줄이고 안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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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채소 한 달전 대비 가격 상승률. (제공: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천지일보 2018.8.9
주요 채소 한 달전 대비 가격 상승률. (제공: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천지일보 2018.8.9

양배추·시금치 한주 새 30~40%↑

서울우유 오는 16일부터 가격인상

“당분간 식비 줄이고 채소 안먹어”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도매가격에 채소를 싸게 팔던 곳은 2주째 시금치가 들어오지도 않아요. 시금치 파는 곳을 겨우 찾았다 싶었는데 주먹만큼 묶인 게 3000원이나 하니, 그냥 안 먹고 말아야죠.” 인천 미추홀구 한 슈퍼에서 만난 60대 주부 최명숙씨는 결국 시금치 사는 것을 포기하고 문을 나섰다.

푹푹 찌는 무더위에 시금치, 고추 등의 작물이 마르고 녹아내리면서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8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이달 3일 기준, 채소 가격은 1주 전보다 5.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소는 조사대상 21개 품목 중 13개가 올랐고 8개 가격은 내려갔다. 가격 인상폭이 가장 컸던 품목은 양배추다. 양배추는 한주 새 41.2% 상승했다. 이어 시금치(33.4%), 깻잎(19.1%), 상추·배추(11.4%), 단무지(10.6%) 순으로 올랐다. 반면 쪽파(-27.4%), 오이(-6.3%), 감자(-3.7%), 호박(-2.8%) 등 가격이 내렸다. 기저효과의 영향도 있다.

폭염 직전인 한달 전과 비교하면 오름폭은 더 크다. 배추 한포기 가격은 한달 전(2565원)보다 무려 94.9%나 올라 5000원대에 육박했다. 양배추도 4141원으로 전달과 비교하면 2배에 가까운 90.7%나 올랐다. 시금치 35.5%, 무 28.6%, 고구마 19.9%도 모두 두 자릿수 상승했다.

폭염이 전국을 강타한 데다 가뭄이 겹치면서 배추와 무 재배지인 강원도 태백·정선·강릉 평균온도가 평년보다 4.5도 높은 32.5도까지 올라가면서 작황에 빨간불이 켜졌다.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 당국이 여름철 배추·무 수급 안정화를 위해 산지 여건을 개선하고 선제적 대책을 마련하는 조처를 했지만 폭염과 가뭄을 따라 치솟는 채소가격을 잡는 데는 실패했다.

여기에 외식품목은 물론 우유가격 인상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서민들의 불안을 키웠다. 유업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은 흰우유 1ℓ 가격을 오는 16일부터 3.6% 인상한다고 밝혔다. 서울우유의 가격 인상은 5년 만의 결정이다. 2016년 원유 가격 인하 때 다른 업체와 달리 오히려 제품 가격을 40~100원가량 인하하며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려 애썼지만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한 생산비용 증가가 누적되면서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된 것. 소폭 인상이지만 업계 점유율 1위가 인상을 결정하면서 후발주자들의 도미노 인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이날 서울 용산구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30대 김현준씨는 “월급은 크게 변화가 없는데 혼자 사느라 필수품이 돼버린 즉석밥, 참치, 햄도 모자라 이젠 우유까지 오르니 삶이 더 팍팍하게 느껴진다”며 “16일이 되기 전에 미리 우유나 몇 개 더 사놔야겠다”며 씁쓸해했다.

회사 끝나고 장을 보러 왔다던 유모(35, 여, 은평구)씨도 “몇십원 몇백원이라지만 몇푼이 아쉬운 입장에서는 식재료 인상 소식이 제일 신경 쓰인다”며 “아이들 영양을 위해 채소를 골고루 먹이고 싶은데 당분간은 다른 것으로 대체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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