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진 교수(왼쪽), 윤이현 박사과정생(오른쪽). (제공: 고려대학교)
김학진 교수(왼쪽), 윤이현 박사과정생(오른쪽). (제공: 고려대학교)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나에 대한 타인의 부정적인 평가는 강한 자기방어욕구를 자극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고려대 문과대학 심리학과 김학진 교수(교신저자)와 하버드대 Leah H. Somerville(리아 서머빌) 교수(공동저자), 윤이현 박사과정생(제1저자)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를 실험을 통해 도출해냈고, 논문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8월 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김학진 교수팀은 타인에게 부정적 평가를 받을 시 자존감의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자기방어욕구가 공격적 행동으로 표출될 수 있으며, 이러한 행동이 사회적 규범과 상충할 때 자기방어욕구는 다양하고 복잡한 양상으로 포장되어 표출된다는 점에 착안했다. 김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부정적인 타인의 평가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고자 하는 욕구가 사회적 행동에 미치는 영향의 신경학적 기제를 규명하고자 했다.

실험에서는 10세에서 25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에게 각자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도록 요구했고, 2주 후 다시 참가자들은 MRI장비 안에서 다른 파트너들과 서로 간의 작품을 상호 평가하는 과제를 수행했다.

이 과제에서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파트너의 작품에 대한 부정적 평가로 이어지는 정도를 통해 자기방어욕구의 정도를 측정했다.

실험결과, 초기 사춘기의 청소년들은 자신의 작품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파트너에 대해 즉각적인 부정적 평가로 대응하는 경향성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나이가 들어 성인으로 갈수록 즉각적인 부정적 평가 경향성은 감소하는 대신, 이전 파트너들로부터 받은 부정적 평가들의 누적치들을 토대로 현재 파트너의 작품을 평가하는 경향성이 증가했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기법(fMRI)를 통해 뇌 반응을 측정해 본 결과, 이렇게 부정적 평가의 누적치를 토대로 한 정교하고 복잡한 자기 방어 행동은 내측 전전두피질(Rostromedial prefrontal cortex)의 기능적 발달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학진 고려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타인의 부정적 평가로부터 자기를 방어하려는 욕구는 사회적 규범이라는 제약 내에서 발달과정을 거치면서 점차 복잡하고 정교한 방식으로 포장되어 나타나며, 이 과정에서 내측 전전두피질의 기능적 발달이 중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더 나아가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그 정교함의 수준만 달라질 뿐 거의 모든 연령대에서 인간의 논리적 판단과 의사결정을 이끄는 주요 핵심 동력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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