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차은경 기자] 3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해운정사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는 신년특별대법회가 열린 가운데 진제스님이 법어를 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2.3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3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해운정사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는 신년특별대법회가 열린 가운데 진제스님이 법어를 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2.3

설정스님 사퇴 기정사실화
퇴진 반대 목소리 잦아들듯
밀운스님 모든 공직서 사임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의 사퇴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종단 최고 어른인 종정 진제스님이 종헌·종법 질서 속에서 차기 총무원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정스님의 교시로 교단 내 설정스님 퇴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진제스님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원로회의 의장 세민스님이 대독한 교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진제스님은 “설정스님은 항간에 제기된 의혹에 대해 사실 여부를 떠나 종단의 화합과 안정을 위해 용퇴를 거듭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스님은 종단제도권에서 엄중하고도 질서 있는 명예로운 퇴진이 동시에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진제스님은 “우리 승가는 율장(불교경전 중 하나) 정신을 받들어 종헌을 준수하고 종헌·종법 질서 속에서 사부대중과 국민 여망에 부응해 여법하게 선거법에 따라 차기 총무원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교분리의 원리와 원칙에 의해 종교가 정권에 예속되거나 종속돼서도 안 되며, 외부세력과 정치권력이 종교에 절대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진제스님의 교시에 앞서 이날 밀운스님은 조계종 기관지 불교신문을 통해 조계종 종령기구 교권자주및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모든 공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밀운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 승려 밀운 상기 본인은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예하의 하교 말씀을 이행 못 한 책임을 지고 종정 자문 위원장과 위원직 교권 자주 혁신 위원장과 위원직 모두를 사임합니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31일 총무원장 임기를 시작한 설정스님은 자신에게 제기된 은처자, 개인재산 등 각종 의혹을 명확히 해소하지 못했다. 임기 10개월도 채우지 못한 설정스님은 조계종 ‘최단기 총무원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퇴진을 앞두게 됐다.

조계종 종헌·종법에 따르면 총무원장 궐위 시 60일 내 선거를 치러야 한다. 새 총무원장 선출 때까지 권한대행은 총무부장이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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